[해외화제]런던명소 로열 앨버트 홀-밤마다 유령소동
기사입력 1996년 06월 11일 15시 27분
**당국, '고스트버스터' 그린씨에 임무 맡겨 **"귀신 흔적 분명" 도구이용 수색후 평온 되찾아 의 명소 로열 앨버트 홀이 한동안 `귀신 사냥'에 휘말렸다.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 앨버트공을 기념해 세운 유서깊은 이 공연장의 복도에서 밤이면 빅토리아 시대의 복장을 한 두 소녀의 유령이 보인다고 한다.
로열 앨버트 홀의 유명한 파이프오르간을 제작한 헨리 윌리스의 망령을 봤다는 보고도 있다. "이른 시간에 그 무대에 있으면 뭔가 음산한 느낌이 든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홀의 증축책임자 이언 블랙번의 말.
이럴땐 누구를 불러야 할까? 영화같은 얘기지만 영국 당국자들은 진짜 `고스트버스터'를 불렀다.
최근 `피플'지에 따르면 이 임무를 맡은 고스트버스터는 스스로를 `세속의 항마사'라고 부르는 앤드루 그린(68).
그린은 사진에서 보듯 자신이 발명한 정전기 발사 권총과 자기장 탐지기를 이용해 귀신의 흔적을 찾는다.
그린은 "귀신이란 그 지역에 살거나 특정한 건물에 관련된 사람(망자)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다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로열 앨버트 홀의 유령은 바로 8천7백만달러(약 6백78억원)이 투입된 개축공사에 불만을 느낀 앨버트공 자신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사건.
그러나 그가 도구를 이용해 `유령 수색'에 나선 날 밤, 숨을 죽이고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과 TV카메라앞에는 아무 흔적도 나타나질 않았다. 이들이 벌인 소란 때문에 귀신이 달아났는지도 모른다.
`유령사냥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포함해 15권의 책을 쓰기도 한 그린은 탐사를 마치며 "유령의 흔적은 분명하다"며 점잖게 `처방'을 전했다.
"유령들에게 무조건 `꺼져라!'하던 시대는 지났다. 유령들에게도 `우리는 이러이러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이 공사당국이 할 일이다."
그린의 덕인지,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인지 결국 로열 앨버트 홀은 평온감을 되찾았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