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주간사랑방]현대,사슴피먹고'가자!시리즈'
기사입력 1996년 06월 10일 15시 01분
○…현대가 선두독주채비를 갖춘 가운데 중위권 다툼이 치열했던 한주였습니다.
하루하루 순위가 바뀔 만큼 판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일본 에서 뛰고 있는 이 부진하고 의 는 선발투수로 복귀하는 등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이고 있어 명암이 교차되고 있습니다.
**"부진은 외로움" 해태구단주 진맥 ○…이 부진한 것은 `고립'에서 비롯된 마음의 병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해태 구단주는 시집 보낸 딸 같은 이 부진하자 주위사람들을 통해 원인을 백방으로 알아봤답니다.
박회장이 얻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 덕아웃에서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최고선수로 `외로움'이라는 단어와는 관계없이 살아온 인 만큼 지금 환경이 어려운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국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현대선수들은 직행의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현대구단은 10일 선수단에게 몸보신용으로 사슴피를 먹였습니다.
예전부터 현대는 해마다 그룹 소유의 목장에서 기르는 사슴의 피를 스포츠단에 복용시켜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이 생기면서 다른 종목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야구선수들이 대신 보신을 하게 된거죠.
사슴피가 선두유지에 어떤 효과를 낼지 두고볼 일입니다.
**해바라기씨 공수 작전 ○… 민경삼매니저가 `해바라기씨 공수작전'에 나섰습니다. 감독의 기호품으로 유명한 `메이저리거용 해바라기씨'는 그동안 팬들이 미군부대안의 상점에서 사다가 구단에 공급해왔습니다.
그러나 요즘 이감독 뿐 아니라 코치들과 선수, 일부 심판 등 해바라기씨 애호가가 부쩍 늘어 1인 구매량에 제한이 있는 미군부대쪽의 공급량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된 거죠.
결국 괌에 있는 팬이 해바라기씨를 박스째 사서 10일 항공편으로 부쳐주기로 했답니다.
**OB "후배가 미워" ○…OB 가 "호랑이를 키웠다"고 한숨을 지었습니다. 5일 인천 현대전에서 5-4로 앞선 연장 13회 현대 신인 장정석에게 어이없이 동점홈런을 얻어맞았기 때문입니다.
와 장정석은 영일초등학교-우신중 4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는 "가끔 모교를 찾아가 (장)정석이를 가르쳐 주곤 했는데 이제 보니 호랑이를 키웠다"고 말하더군요.
장정석은 올시즌 를 볼 때마다 "형, 하나만 맞혀줘요"라며 애교를 부렸는데 정말로 화끈하게 맞혀준 셈이지요.
** 감독 '기싸움' 강조 ○…롯데 감독이 팀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짐이 보이지 않자 9일 삼성전에 앞서 특별미팅을 가졌습니다. 김감독은 경기전 대구구장 덕아웃에 선수 전원을 앉혀놓고 `기(氣) 싸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더군요.
김감독은 "기량에서 뒤지는 것이 아니라 덕아웃의 분위기에서부터 한풀 꺾이고 들어가는 것이 문제"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습니다.
**14년 구단버스기사 선수들과 작별인사 ○…지난 8일 대구구장 삼성 덕아웃에서는 난데 없이 한 중년남자와 선수들간에 뜨거운 포옹이 이어져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면서요. 선수들이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끌어안고 있던 남자는 바로 83년부터 14년 동안 구단버스를 운전해온 김연수씨였습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자로 으로 발령나 이날 대구구장에 작별인사차 들렀습니다.
삼성선수들은 "같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 이렇게 섭섭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대전 '스프링클러' 명물 ○…대전구장의 스프링쿨러가 명물로 등장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단장한 대전구장에는 13개의 스프링쿨러가 있는데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위력이 대단합니다.
지난 9일 한화-전 클리닝타임때 약 5분간 시원하게 물을 뿜어대자 이를 본 선수들은 한결같이 입을 다물지 못하더군요.
물보라쇼를 보느라 덕아웃에서 화장실에 갈 생각조차 잊을 정도였습니다.
이들은 "서울 촌놈이 엑스포 스프링쿨러를 보아서 영광이다"라며 한마디씩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