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내년부터 상아탑 시대
기사입력 1996년 06월 07일 16시 47분
**국내 1호 바둑 교수는 누구? 국내 첫 `바둑 교수'는 누가 될까? 가 바둑특기생을 뽑고, 가 바둑과 신설을 추진하는 등 내년부터 상아탑 바둑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이자, 프로기사 첫 `교수감'을 놓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바둑학 객원교수로 우선 거론되는 프로기사는 바둑원로 조남철9단이나 , 서봉수9단 등 이른바 바둑계의 간판스타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문가시대라 하더라도 학력의 벽을 단숨에 뛰어넘기가 쉽지않다는 지적이 있다. 바둑을 잘 둔다고 바둑 지도까지 잘 한다는 법도 없어 대학측은 고민이다.
연륜이 있는 간판 스타들의 학력은 대부분 국졸에서 중졸이다. 본인들이 건강이나 선배관계, 기전 출전 등을 고려해 상아탑 진출에 부정적인 것도 난제. 이 때문에 이름이 제법 알려진 프로기사중 대졸 출신이 첫 영예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 133명의 한국기원 프로기사중 대졸출신은 여류 남치형초단( 영문2년)을 포함해 15명. 상대와 법대 출신의 강철민7단(57)과 홍종현8단(50)이 우선 꼽힌다.
60년대말 `강철민시대'를 열었던 강7단은 관록면에서, 홍8단은 이창호 발굴에 일조하는 등 준재 기사를 이미 여러명 배출했다. 영문과 출신의 정수현8단(41)은 여러 권의 바둑책을 집필하는 등 이론과 지명도에서 가장 다크호스다. 오래전부터 별칭이 `바둑학교수'로 통해왔다. 고대 사학과 출신의 심종식6단(56)은 `맥의 백과', `독습바둑 첫걸음' 등 초보자용 이론서로 바둑계에 이름이 알려져 있다. 학력이 가장 높은 기사는 정치학박사 과정을 마친 문용직4단(38)이지만, 연령 40대 이상, 바둑실력이나 바둑연구로 일가를 이룬 프로기사여야 한다는 초빙 조건에서 멀다. 전문 프로영역에서는 `한국바둑인물사'를 펴낸 권경언5단(55)이 독보적인 인물이다. 현대바둑사에 대해서는 고교교사출신의 김태현4단(86)과 원로국수 조남철9단(73)이 유력하나, 고령이라는 장애가 있다. 윤기현9단(54), 노영하8단(45), 김수영7단(52), 양상국7단(47)등 유명 해설가들은 교양바둑의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