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성] 뒤늦은 준비
기사입력 1996년 06월 01일 14시 55분
##발기장애 치료에 배우자 협조 절대 필요
한 젊은이가 꽤 심각한 표정으로 클리닉을 찾아왔다.
"결혼이 두달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만... 몸이 말을 안들어서..."
자못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다. 몇번의 맞선 끝에 결혼하기로 했으나 차일 피일
미뤄왔던 문제 때문에 요즈음엔 밤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는 것이다.
발기장애는 꽤 오래 된 것 같았다.
약 5년전 우연한 기회에 한 여성과 관계를 갖게 됐으나 발기가 안돼 실패를
경험했다. 성문제에 관한 이야기만 나와도 괜히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는
것이다.
설상 가상으로 그 이후에는 새벽 발기조차 점점 사라져 가는가 싶더니
언젠가부터는 아예 그 그림자 조차도 보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젊은이는 막상 이런 문제를 어디다 말하기도 쑥쓰러운데다가
아직 나이도 있으니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 하며 방치해 두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주위로부터 결혼에 대한 말이 점차 오고가기 시작하자 그간 억지로
묻어 두었던 그 문제가 이제는 눈덩어리처럼 커져 자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사정은 급하고 시간은 촉박했다. 상담과 신체적 검사, 그리고 발기부전을
일으킬만한 원인을 찾기위한 다각적인 검사가 시행되었다. 원인은 어느
정도 밝혀졌다. 최소한 신체적인 문제는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치료는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결혼을
약속한 여성으로부터의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이 젊은이 역시 배우자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아직 결혼전 상태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그로부터 약 1주일이 지난 어느날 그 환자는 배우자가 될 여성과 함께 진료실을
찾았다. 다행히 협조를 구한 것 같았다.
치료와 두사람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시작된지 얼마 안돼 부분적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거의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가능케 되었다.
이 젊은이는 비록 뒤늦게 문제 해결을 시작해 당황했으나 다행히 배우자의
정성어린 협조를 구할 수 있어 생각보다 쉽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양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