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봉철] 팔려간‘사자’호랑이굴 신고식
기사입력 1996년 05월 27일 16시 16분
`합격!'
`이적호랑이' 동봉철(26)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25일 이병훈과 트레이드된 동봉철은 대구에서 군산까지 달려오자마자 26일 군산 쌍방울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승리에 한몫한 것.
해태 붙박이 중견수 이 전날 경기에서 허벅다리를 다쳐 구멍이 나자 때마침 기회를 잡은 것.
6번 타순을 받은 동봉철은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나 새 옷에 대한 적응기를 거친 뒤 2-4로 뒤진 4회초 깨끗한 중전안타로 이적 첫 안타를 기록했다.
더구나 이 안타는 동점에 이은 역전의 물꼬를 튼 것이어서 더욱 값졌다.
동봉철의 활약은 오히려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6-4로 앞섰지만 승리를 낙관할 수 없던 9회말 선두 김광림의 깊은 안타성 타구를 20여m나 쫓아가 잡아내 재역전의 위험성을 원천봉쇄하기도 했다.
트레이드 첫 날 성적 치고는 합격점을 너끈히 넘는 공-수에 걸친 활약이었다.
사실 동봉철(26)은 진작에 해태 유니폼을 입었어야 할 선수.
신일고 를 거친 동봉철은 92년 프로 입단을 앞두고 해태 지명이 내정됐던 선수.
해태 김경훈 스카우트과장은 해태에서 귀한 왼손타자로 공-수-주를 고루 갖춘 동봉철을 2차 1번으로 찍어두고 아버지 동 청씨와 입단조건 등을 조율해두었다.
그러나 그해 해태가 우승하는 바람에 2차 지명에서 가장 늦게 지명하게 돼 3위 삼성에서 동봉철을 지명, 김과장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5년 늦게 해태 유니폼을 입은 동봉철은 "이제부터라도 해태 승리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