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도루허용 투수 벌금'최일언코치의 도박
기사입력 1996년 05월 26일 14시 50분
`도둑' 잡는데 가장 좋은 묘안은. 그 목에다 현상금을 거는 것이다.
OB 최일언 투수코치가 설쳐대는 `도둑'을 잡기 위한 반짝 아이디어로 `현상금'을 내걸었다.
최근 상대팀 도루에 무방비 상태였던 OB는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서는 무려 9개의 도루를 허용해 아예 `치안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이날 경기후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한 코칭스태프는 포수의 송구보다도 투수에게 첫째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절한 견제를 하지 않고 투구동작때 타이밍을 뺏기는 바람에 포수가 서두를 수밖에 없고 그러니 좋은 송구를 할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최일언 투수코치와 투수들은 지난 25일 경기부터 새 규칙을 정했다.
도루를 한번 잡아낼 때마다 최코치가 투수에게 상금 2만원을 주고, 반대로 도루를 허용한 투수는 최코치에게 벌금 1만원을 내기로 한 것.
처음에는 그냥 벌금만 부과하려다가 투수들이 "그럼 우린 뭐 먹고 사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는 통에 곧바로 상금도 따라붙었다.
역시 현상금의 위력이었을까.
내기 첫날인 25일에는 비록 졌지만 도루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6회말 2루를 훔치려던 삼성 을 잡아냈다.
약속대로 최코치는 숙소로 돌아와 하얀 종이에 싼 1만원짜리 2장을 투수 에게 내밀었고 이 상금은 포수 과 사이좋게 1만원씩 분배됐다.
"제발 내 돈 좀 따가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는 최코치는 벌써 2만원을 잃었지만 전혀 싫지가 않은 표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