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OB박명환 '행운의 금반지'
기사입력 1996년 05월 16일 17시 35분
선수들에게는 묘한 징크스가 따라 다닌다. 특히 타자들에 비해 비교적 세심한 성격을 가진 투수들의 경우 더욱 심한 편이다.
은 선발등판 하는 날 절대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 버릇이 있고 불교신자인 현대 안병원은 경기전 누가 말을 걸어와도 대답을 하지 않고 염주만 돌린다. OB 은 게임 1시간전 화장실에서 20분정도 `명상의 시간'을 가진뒤 마운드에 오른다. 등판할때 마다 항상 이기는 건 아니지만 승리의 행운을 부르기 위해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OB 3억원짜리 신인투수 (19)은 요즘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왼쪽 넷째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만지작 거리는 습관이 생겼다. 충암고 3년때인 작년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우승기념으로 어머니 송염심씨(41)가 해준 이 순금 2돈쭝짜리 반지를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승리를 가져다 주는 `행운의 반지'이기 때문이다.
시즌초반 4게임에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다가 이 반지를 끼고 출전한 뒤부터 2승을 거뒀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데 이어 15일 광주 해태전에서도 선발승을 따내 승률 100 사정이 이러니 어머니가 해주신 이 금가락지가 복을 가져다준다고 철석같이 믿을 수 밖에 없다. 15일 광주 해태전을 끝낸뒤 은 "거참, 희한하네"라며 `신주 모시듯' 반지를 정성스럽게 문지르는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