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의 마술사 포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6일 15시 15분
## 공갈베팅의 최적기는 6구째
바둑이건 축구이건 집이나 점수를 많이 챙긴쪽이 이기지만, 포커는 아니다.
세븐오디 게임의 경우 원페어의 물패로도 얼마든지 투페어나 스트레이트의 귀족을 쓰러특릴 수 있다. 바로 포커만의 묘미인데, 대표적인 게 공갈베팅이다. 두둑한 배짱과 교묘한 물패로 상대를 제압하는 포커의 공갈은 하수들에게는 마치 무림의 `암수'같지만, 엄연한 고난도 테크닉이다. 이번회는 천태만상의 공갈법 중 언제 공갈을 치면 좋은 가, 거꾸로 하수들은 언제 특히 조심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자. 바둑계에서 더 유명한 K씨는 필자가 상대했던 수많은 사람중 손가락에 꼽히는 실력자였다. K씨의 베팅실력, 특히 공갈베팅은 그중에서도 단연 백미였다. 필자가 목격했던 K씨의 명승부 한가지. K씨는 액면에 3-원페어를 깔아 놓고서, 상대의 K-풀하우스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원페어의 물패로 `저거 3포카드 아냐'하고 상대가 오인하도록 만든 고난도 테크닉은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오늘은 가장 중요한 요소인 타이밍을 알아보자. K씨는 세븐오디 게임에서는 `6구째'가 공갈 베팅의 최적기라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5구에 공갈을 시도하는 것은 액면에 깔려져 있는 패가 3장이므로 상대가 패를 예상하기 쉽고 성공하더라도 판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라 먹을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6구에 공갈을 시도하면 상대로 하여금 7구에 또 베팅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겨주게 되고 먹을 것이 제법 짭짤하다. 반면 마지막 7구의 공갈베팅은 `그래, 확인이나 하자. 떴으면 먹어라-"식의 되배짱이 나오기 쉬워 큰 피해가 예상되고 실패후 치열한 두뇌전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