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 야구보기
기사입력 1996년 04월 22일 15시 49분
**'스타 상품화' 전략 세워라 은 전통을 팔고 는 예술을, 독일은 과학을 판다. 는 보드카를, 는 문화를, 중국은 요리를 판다.
각 나라의 특징을 설득력이 있게 나타낸 말들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내세울 것은 무엇일까.
너무 거창하게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국내 도 내세울 것이 없다.
지난 82년 시작했으니 벌써 강산이 한번 반이나 변했는데도 8개구단에 특징을 내놓고 판매하라고 하면 마땅히 내놓을 것이 없다고 한다.
지난 14년 동안 야구장에는 4,453만명의 관중이 찾았다.
올해 관중동원 목표를 600만명으로 잡고 있으니 올시즌이 끝나면 총 연인원 5,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판에 시장논리를 가지고 접근하는 구단이 없다.
`는 쓸 수만 있고 벌 수는 없다'는 기업주들의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른바 마케팅으로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구단이 드문 것 같다.
의 마케팅은 걸음마 수준이다.
작년 한햇동안 8개구단에서 마케팅으로 벌어들인 액수는 33억5천만원이다.
그중 가 12억원으로 가장 많으니 나머지 구단들은 평균 3억원 정도의 마케팅 수입밖에 올리지 못한 셈이다.
미국에서는 절묘한 마케팅으로 선수가 가진 기량 이상의 스타로 만들고 또 구단은 돈벌이를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미국 는 아직 2승밖에 올리지 못한 루키 박찬호를 상품화해 대스타 못지 않게 키워내고 있다.
어쩌다가 거둔 2승이라고도 생각할수 있는 투수인 박찬호의 사진이 실린 공을 제작하고 글러브, 유니폼을 만들어 판매했다.
에서 만든 박찬호의 마케팅 상품들이 벌써 국내에 들어와 현재 서울 압구정동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박찬호는 에서 펼친 기량보다 구단의 마케팅 전략으로 더 유명해진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때 국내 는 자사 홍보뿐만 아니라 스타만들기 마케팅에 손도 못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가령 올시즌 처음으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롯데 의 별명인 호랑나비를 상품화한다든지 작년보다 더 길어진 의 장발머리 투수 의 인형을 만든다면 어떤 반응이 있을까.
박찬호의 진출과 의 진출 등으로 세계화를 맞은 는 이제 팀의 마스코트나 모자 유니폼 등만을 진열해 파는 1차산업적인 마케팅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팬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또 마케팅을 통한 스타만들기를 철저히 한다면 좀더 화끈하고 재미있는 판이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