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요시사회 > 진짜사나이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5시 03분
## 상상의 영상세계에 펼쳐진 기발한 웃음 가공할 액션 "영화는 꿈이다". 논스톱 로드무비를 표방한 `진짜사나이'(박헌수감독·익영영화사제작)는 이 명제에 철저하게 충실한, 현실의 눈으로는 `낯설게 보이는' 영화다.
이른바 고정관념을 파괴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진짜사나이'는 태어났다.
`결혼이야기' `그여자 그남자'의 시나리오와 `구미호'라는 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입문했던 박헌수 감독 특유의 `한계없는 상상력'이 한껏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화산보다 뜨겁고 강철보다도 단단한, 여자를 위해 싸워주기 보다는 대신 맞아주는 진짜사나이(권해효).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그녀(서미경).
진짜사나이와 그녀를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는 경찰().
무시당하고는 못사는 황당한 악당 빨노파( 이두일 박광정).
힘과 권력의 상징인 철학적인 악당 망치(김학철). 그리고 그의 섹시한 연인 아베마리아(주정은).
현실을 초월한 캐릭터, 개성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의 면면에서도 심상치 않은 영화인자들이 느껴진다.
능력없는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빌빌대던 사내가 지겹고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을 감행, 진짜사나이가 되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나선다.
동반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동을 팔던, 아름다운 그녀.
두 사람은 빨간 오픈카에 몸을 싣고 무제한의 질주와 망망대해에서의 섹스 등을 통해 자유를 만끽한다.
그러나 이들의 자유구가에 제동을 거는 인물들이 나타난다. 선글라스를 수십개씩 바꿔 쓰면서 죽어라고 쫓아오는 과속 단속 경찰관, 두 사람의 무한질주에 자존심 상한 빨노파. 그리고 빨노파를 제거하려는 두목 망치 등.
영문도 모르고 이들의 추적을 받게 된 진짜사나이와 그녀는 이때부터 `가공할' 액션을 펼쳐낸다. 로드무비가 액션어드벤처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 자동차곡예 - 교회폭파등 컴퓨터그래픽 볼만 1백여대의 자동차들이 연쇄충돌하는 등 박진감 넘치는 카액션이 미국영화 부럽지 않고, 할리우드에서 수입해온 수십가지의 총기들도 혼을 빼놓을 만큼 불꽃을 뿜는다.
달리는 기차를 뛰어넘는 자동차의 아슬아슬한 곡예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교회세트폭파 장면등 컴퓨터그래픽도 수준급.
라스트, 수십여대의 경찰차가 바리케이드로 막아선 가운데 진짜사나이와 그녀가 두손을 마주 잡고 돌진하는 장면은 `델마와 루이스'를 패러디한 듯해도 후련한 감흥을 안겨주는 대목.
일반적인 영화문법 대신 `하고 싶은 대로' 영화를 만든 박헌수 감독은 이 한편으로 영화에 관한 모든 한을 풀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