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 - 시한부인생 '몰입'
기사입력 1996년 03월 26일 14시 51분
## 사랑실패 - 불치병 걸린 여인역 열연 "저, 수척해 보이지 않아요?" 탤런트 (25). 요즈음 그녀에게 건네는 최고의 인사말은 "살빠졌다"는 소리다.
여기에 "얼굴이 영 안됐는데…"하며 혀까지 끌끌 차주면 금상첨화다.
그녀는 연초부터 SBS TV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름으로'에만 바짝 매달려 있다.
다른 단막극이나 영화출연 제의를 모두 물리친 채.
`사랑의…'에서 그녀가 맡은 역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강혜원.
아버지()의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정우-)을 포기하고 건설회사 후계자 규(천호진)와 결혼을 해야 했던 여인.
그녀의 불행은 결혼과 함께 싹튼다.
자신을 사랑한다던 남편은 술집여자와 딴 살림을 차려놓았고 그녀는 불치병에 걸려 살아갈 날을 헤아리게 된다.
하나 뿐인 여동생(강혜영-)은 가수를 꿈꾸며 가출하고, 아버지의 어두운 과거는 그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녀는 요즈음 `환자 연기'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병세는 점점 악화되고, 옛애인 정우는 "다시 시작하자"며 매달린다.
그녀의 사랑얘기를 전해들은 남편은 미친듯이 괴로워하고》.
"영화 `피아노가 있는 겨울'에서 혜원과 비슷한 분위기의 연기를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본격적인 환자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녀는 비중있는 역을 맡으면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한 작품에만 몰입하는 `전력 투구형'.
방송국에 보관중인 메디컬 드라마를 복사하고, 병원을 찾아 시한부 인생의 삶에 관해 조언을 듣는 일은 이제 그녀의 일상사가 돼버렸다.
그녀의 이런 성향은 `사랑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모범가장'인 선배 을 붙들어놓고 대사연습을 하고 얼굴 살을 빼기 위해 단골 미용실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몸이 망가진 채 두 남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역할이 쉽지가 않아요. 시청자들이 짜증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그녀는 당분간 `'는 없고 `강혜원'만 있다는 각오로 연기를 할 참이란다.
단국대 연영과 졸업. 90년 1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올해로 연기생활 7년째.
<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