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위원장도 그라운드 서라'
기사입력 1996년 01월 24일 15시 23분
**장기집권 불만-권위주의 해소 '1석2조' 한국야구위원회(KBO) 김광철 심판위원장(49)이 김기춘총재로부터 유임 내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야구계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김위원장은 지난주 김기춘총재에게 심판현역 복귀를 이유로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으나 반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위원장의 임기에 대해서는 KBO규약에 규정된 것이 없어 총재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교체할 수 있으나 이제까지의 관례에 비추면 사무총장과 같은 3년이다.
지난 90년 1월 3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위원장은 그간 심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위원회의 위상을 높이는 등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6년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내부 분파가 두드러지고 지나치게 권위를 일삼는데 따른 구단의 불만도 높아져 프로야구계 일각에서는 `경질'을 은근히 기대해 왔다.
김총재가 김위원장을 유임쪽으로 택하게 된 것은 적절한 후임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과감하게 교체를 못한 속사정은 인사문제를 잘못 건드려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김총재 특유의 지나친 `조심성' 탓으로 여겨진다.
심판조장이나 고참 심판중에는 김위원장 동기급이 무려 6명이나 돼 내부에서는 진작부터 `인사 쇄신'이 강하게 요구돼 왔다.
한편 일부 야구인들은 심판위원회의 명칭을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소속 인원의 수가 틀리긴 하지만 기록위원회의 장(長)은 간사인데 반해 심판위원회는 위원장이어서 직책에서 부터 권위주의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는 것.
프로야구처럼 심판부로 격을 낮추고 심판부장이 한시즌 60경기 정도 주심과 선심을 맡으면 현장 감각을 더욱 살릴수 있다고 건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