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버릇에 따른 술꾼의 유형
기사입력 1996년 03월 19일 15시 19분
이땅을 `술 권하는 사회'라지 않은가.
술인심은 참 좋다.
먹을 것이 없어서 1만원을 꾸러간 사람에게 돈 대신 `절망하지 말고…' 운운하며 3만원어치의 술을 사주는 사람이 많거든.
그때 술 사주는 사람은 좋은 말은 골라서 다하는 `교장선생님형'이 되고 얻어 마시는 사람은 나중에 신세한탄을 늘어놓다가 찔찔 짜는 `변사형'이 된다.
말 나온 김에 술 마시는 형태 분류를 더해보자면,
쿠데타형:고참이건 선배나 상사건 서열무시하고 시비를 건다.
청문회형:횡설수설로 일관하든가 기억을 저당잡힌다.
무단발표형:길거리건 전봇대건 안가리고 볼일을 본다.
국산영화형:무조건 벗으려 든다.
물고문형:남에게 강제로 술을 먹인다.
삼류극장형:필름이 끊긴다.
…등등이 있다.
신입생 환영파티에서 선배들이 주는 `냉면그릇 소주'를 받아 마시다 숨지고만 대학신입생은 `물고문형'에 당한 것일까.
그렇다고 선배들이 후배에게 술만 먹이려 드는 것은 아니다.
이런 선배도 있다.
여자후배는 환영파티 분위기에 녹아 스스로 만취가 되고 말았다.
인사동과 신사동을 구분 못할 정도로 인사불성이 되자 인자한(?) 선배 하나가 그녀는 업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여자후배가 눈을 떠 보니 어느 낯선 방안에 자기가 옷을 거의 다 벗은채 누워있고 윗목엔 남자선배가 괴로운 듯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고 있지 않은가!
여후배:여기가 어디죠?
남선배:옛날말로 주막, 요즘 말로 여관.
"흑흑흑! 몰라요. 이럴 수가 있어요? 책임져요!"
놀라는 여자후배를 어이가 없다는 듯 째려보는 남자선배 하는 말
"야!너 어제 옷에 X쌌었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