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농구연맹전 - 숭의여고 3연승 '태풍의 핵'
기사입력 1996년 03월 07일 16시 01분
여고농구의 명가 숭의여고가 `공포의 더블포스트'를 앞세워 봄철 코트에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숭의여고는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33회 봄철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여고부 풀리그에서 여수여고, 동주여상에 이어 6일 숙명여고를 제압함으로써 파죽의 3연승을 마크했다.
눈여겨 볼 것은 점수차.
첫상대인 여수여고에는 42점차인 80대38, 동주여상과는 19점차인 64대43, 숙명여고는 29점차인 72대43으로 눌렀다.
어느정도 전력차가 있다해도 점수가 상식 밖으로 너무 많이 벌어져있다.
그러나 숭의여고 더블포스트의 플레이를 본 사람에게는 이것이 결코 큰 점수차가 아니다.## 정진경 - 드리블·미들슛 척척@@ 김계령 - 백옥자씨 딸 기대주 정진경(3년)과 김계령(2년).
나란히 1m95(농구화를 신은 상태에서 측정한 키)의 엄청난 신장을 가진 이들은 한뼘쯤은 높은 곳에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여고코트를 평정해나가고 있다.
여고팀이 이런 장신들을 둘씩이나 거느린 적도 없는데다 이들이 보통 키큰 선수와는 달리 스몰포워드에 가까운 스피디한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어 상대팀으로는 넘을 방법이 없는 벽.
몇몇 팀에 더러 큰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처럼 신장과 기동력을 함께 보유한 이상적인 센터는 없다.
정진경의 경우 영민한 두뇌로 피딩과 드리블 미드슛 피봇까지 센터의 덕목을 모두 가진 선수로 고교선수로는 유일하게 올시즌 국가대표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4월21일 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청소년대표로 참가하기 위해 국가대표는 고사했다.
김계령은 다부진 체격에 몸싸움 능력이 발군인 파워센터.
골밑에서 박스아웃이라도 당해 그의 몸에 부딪친 상대선수는 대다수가 튀겨나가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머니는 `아시아의 마녀'로 불리며 70년대 아시아를 호령한 전설적 투포환 선수 백옥자씨(44).
무쇠같은 어깨를 가졌던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데다 번뜩이는 농구 센스가 있다.
왕년의 국가대표인 숭의여고 이옥자 코치는 "계령이는 아직 키가 크고 있는 중이어서 무릎 등에 이른바 `성장통'을 앓고 있다"며 "성장이 멈추는 내년쯤부터 본격적인 조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