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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코스피, 고금리·고환율 '시름'…성탄절 주간도 '썰렁'

기사입력 2024-12-22 08:40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및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 이상 내린 채 거래를 시작 했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 가량 오른 채 거래를 시작했다. 2024.12.19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15년 만에 1,450원을 돌파했다. 19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50원을 넘어서며 2009년 3월 16일 장중 최고 1,488.0원을 기록한 뒤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체크하는 모습. 2024.12.19 superdoo82@yna.co.kr

지난주 국내 증시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 리스크가 진정되기도 전에 미국발 충격이 더해지면서 반등세가 한 주를 넘기지 못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2번째 시도 만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주중 미국 통화정책 충격과 반도체주 실적 우려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금주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고금리·고환율 환경이 계속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역사적 저평가 구간인 코스피의 '가격 메리트'를 볼 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차차 완화한다면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2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90.31포인트(3.62%) 내린 2,404.15로 한 주 만에 반락해 2,4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코스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심을 반영, 이전 주 상승분을 반납하며 출발했다.

뚜껑을 연 결과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대로였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예상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할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상향, 금리인하 속도의 둔화 우려를 키웠고 이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더 커졌다.

게다가 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이하 마이크론)가 다음 분기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제시하며,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주에 대해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지난주(16~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9천880억원을 순매도하며 연속 순매도 기록을 17주로 늘렸다.

여기에 기관도 3천76억원 순매도로 5주 만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이전 2주 연속 순매도세를 끊고 저가 매수에 나서 1조9천545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비금속(2.03%), 기계/장비(1.06%), 운송장비/부품(0.26%)만 올랐을 뿐, 금속(-8.57%), 전기/전자(-5.68%), 의료/정밀기기(-5.09%) 등 전 종목이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5.42포인트(3.66%) 내린 668.31로 반락하며 한 달 넘게 60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금주 증시는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금리와 고환율이라는 악재를 떨치지 못한 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시장에 특별히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지표 발표도 없고, 미 연준위원들의 발언도 뜸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시기다. 주요국 증시도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휴장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단기적으로 주요 가격 변수의 움직임이 불안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의 통화정책도 증시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내년 1월에는 인상에 나설 수 있고, 이 경우 수급이 취약해진 국내 증시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주도 마이크론발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정부 보조금이 원안 대비 26% 삭감됐다.

그뿐만 아니라 오는 27일은 결산 배당 기준일이 12월 말인 법인의 올해 배당락일이다.

국내 상장사 대다수가 12월 결산 법인인 상황에서 연말 배당락일에 지수 하방 압력이 가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고환율 부담에 미국발 불확실성, 반도체 업황 불안 등 여러 악재가 밀집된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심한 저평가에 기댄 코스피의 반등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게 증권가의 기대다.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고, 고달러·고금리도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제기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최근 고조된 물가 불안을 누그러뜨렸다. 같은 날 미국 임시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증시의 노이즈가 될 수 있었던 정부 셧다운 위기도 해소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를 선반영 중으로, 악재로서 영향력과 파급력은 점차 진정될 전망"이라며 "오히려 미 증시로의 쏠림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소외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코스피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정상화 과정에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실업률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흐름이 점진적이지만 유효하다면 달러와 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미국 증시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만큼 차익 실현 압력이 높아지겠으나 반대로 부진했던 국내 증시의 하방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금주 코스피 전망치를 2,390∼2,51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3일 한국 12월 1~20일 수출입

▲ 24일 미국 크리스마스 이브 조기 폐장, 미국 1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11월 내구재 수주

▲ 25일 미국 크리스마스 휴장, 미국 11월 신규주택매매, 한국 크리스마스 휴장

▲ 27일 미국 10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한국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jos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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