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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신장 면화 이어 토마토 논란 "이탈리아산으로 둔갑"

기사입력 2024-12-03 15:15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촬영 차대운]
BBC "위구르족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토마토 함유 제품 英·獨서 판매"

中 관영지 "허위·조작 보도…'인권보호' 구실로 보호무역주의 가리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유니클로를 비롯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위구르족 강제노동' 의혹을 이유로 중국 신장지역에서 생산된 면화 사용을 거부한 가운데 강제노동과 관련된 신장산 토마토 제품이 유럽으로 수입돼 이탈리아산인 것처럼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영국과 독일 등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토마토퓌레 제품 64종의 원산지를 전문기업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17종에 중국산 토마토가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제품은 영국의 테스코·아스다·웨이트로즈, 독일의 레베(Rewe) 등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판매되는 것들로, 대부분 상품명이나 설명에 '이탈리아의', '이탈리아산', '이탈리아에서 재배된'과 같은 표현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중국산 토마토를 함유한 것으로 나타난 퓌레 17종 가운데 10종은 이탈리아 기업 '페티'에서 만든 것이었다.

BBC의 잠입취재 결과 페티의 공장에는 강제노동을 이유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기업인 '신장 관농'과 그 연관기업인 '바저우 레드프루트'에서 공급받은 토마토 페이스트 통이 10여개 있었다.

BBC는 "중국산 토마토 대부분은 신장지역에서 생산되며 위구르족을 비롯한 무슬림 소수민족의 강제노동과 연관이 있다"면서 지난 10여년간 신장지역 토마토 농장에서 강제노동을 했거나 이를 목격한 사람 14명의 증언도 전했다.

아흐메드(가명)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교도소 당국자들이) 토마토가 해외로 수출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루 수확 할당량인 650㎏에 미달하면 전기충격기로 찔렸다고 말했다.

2015년 여행문서 부정 혐의로 수감된 위구르어 교사 마무트잔은 토마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구타당했다고 했다.

그는 "어두운 감옥 안 천장에 쇠사슬이 매달려 있었다. 그들은 나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왜 일을 못 마쳤느냐'라면서 엉덩이와 갈비뼈 부분을 강하게 때렸다"며 "아직도 그 자국이 남아 있다"고 BBC에 말했다.

BBC는 신장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과 영국은 기업 자율규제를 통한 더 관대한 접근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라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생산된 제품을 위구르족 동원 강제노동의 산물로 간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폭스바겐의 신장 공장 철수 결정과 '신장산 면화를 쓰지 않는다'는 유니클로 회장의 발언이 "서방 언론에 악의적으로 오인·과장된 데 이어 BBC가 신장 토마토와 관련한 보도를 내놨다"며 "이는 신장을 '강제노동'과 동일시하는 것으로 중국을 향한 노골적인 먹칠"이라고 반박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신장 타청(塔城)지구 사완(沙灣)시에서 3만무(畝·1무는 약 667㎡) 이상의 토마토가 100% 기계로 수확됐으며 신장 면화 역시 기계 수확 비율이 85%를 넘었다"면서 BBC 보도 내용이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장 면화에서 토마토까지 BBC는 거짓과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소위 '신장 인권 보호'는 보호무역주의라는 치부를 가리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75) 회장은 지난달 2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니클로 제품에 신장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다음날 정례브리핑에서 야나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관련 기업이 정치적 압력과 불량한 방해를 배제하고,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업적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앞서 H&M, 나이키, 버버리, 아디다스 등 다수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위구르족 강제노동 의혹과 관련해 신장 면화 사용 제품을 보이콧했으며 이에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에 직면했다.

inishmor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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