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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재정자립도 꼴찌, 도민 1인당 국민총소득(GNI) 꼴찌'라는 기사가 쏟아지는데, 꼴찌라고만 하면 안 됩니다. 그다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꼴찌'라는 기사를 보면 이미 지역을 떠날 수 없는 기성세대는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꼴찌고 희망이 없는데 여기에 왜 사느냐'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작더라도 지역에서 성공한 청년들을 찾아 그들의 입장에서 쓴 기사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도 교수로 재직하면서 부끄러운 게 있다"며 "서울에 가서 열심히 일을 하는 제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서울에서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방 소멸의 해법을 찾기 어려운 이유로는 '구성의 오류'와 '경로의존성'을 들었다.
그는 "개인 이익의 총합이 전체의 이익과 상충하는 게 구성의 오류"라며 "전북에 자녀를 둔 모든 학부모는 자식을 서울에 보내고 싶어 하는데, 이럴수록 지역은 망가지겠지만 이를 꾸짖을 수는 없다.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과거 고성장 발전을 위해 경로로 쓴 것이 서울 중심 구조인데, 그로 인해 얻은 것도 있으니 무조건 나빴다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결국은 그 축복이 출산율 감소 등 저주로 이어졌다. 이 경로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방법으로는 '젊은 세대의 감각'과 '지역민들의 인식 전환'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지방소멸의 방법은 청년이다. 청년들의 새로운 감각에서 지방소멸 문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청년을 대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언론이 지방소멸에 대한 비판도 좋지만, 균형감각을 가지고 지역 청년의 성공사례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도민들도 서울 중심주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서울로 대학에 갔다가 지역으로 내려온 사람들을 실패했다고 여기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년 넘게 전북에 살았을 때 한 기자로부터 '외지인으로서 본 전북에 관해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 있는데, 목포 출신이더라도 이렇게 오래 전북에 살았는데도 외지인으로 보이는 시선에 대해 화가 났다"며 "전북 중심의 연고주의는 청년들의 정착을 막을 뿐만 아니라 혁신을 방해하는 암이다"고 지적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주민자치정당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강 교수는 "수도권 표를 놓치면 정권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당은 지방소멸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지방소멸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다른 지역의 정당과 결합할 수 있도록 주민자치정당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warm@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