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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계 "표준형건축비로 임대주택 매입시 적자 불가피"…현실화 요구
최근 건설 공사비가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매입하는 임대주택의 단가가 너무 낮아 사업 진행 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제도를 손질해달라는 것이다.
3년 전 첫 택지 공급 이후 실제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의 임대주택 매입 단가를 놓고 정부와 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는 추첨이 아닌 공모형 토지로 2020년 11월 제도 도입이 결정돼 이듬해인 2021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 내 일정 토지를 임대주택건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앞서 건설사들이 추첨제로 공급되는 공공택지의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계열사 등을 총동원해 택지를 분양받는 '벌떼입찰'이 성행하자 이를 막기 위해 공모형 사업 확대의 일환으로 도입된 유형이다.
당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민간의 개발이익을 공공이 공유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제도 설계에 영향을 미쳤다.
임대주택건설형은 전체 건설 호수의 20∼30% 범위 안에서 민간 사업자들이 제시한 임대주택 건설 비율(사회적 기여)과 녹색 인증·장수명 인증 등급(주택 품질) 등을 평가해 공급 대상자를 선정한다.
LH는 전체 주택에서 업체가 제시한 임대주택 제공 호수만큼을 매수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LH에 따르면 현재까지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는 성남 복정1, 남양주 진접2, 인천 계양지구, 파주 운정 등에서 총 19개 필지가 공급됐다.
전체 건설 규모는 약 1만3천가구이며, 이중 임대주택으로 제공할 물량은 2천200여가구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LH의 임대주택 인수가격인 표준건축비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공공임대주택에 적용하는 표준건축비는 3.3㎡당 369만8천원(㎡당 118만8천800원) 선으로, 분양주택에 적용하는 기본형건축비(3.3㎡당 673만7천190원)의 54.9%에 그친다.
한 중견 건설사의 임원은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올라 일반 공공택지 내 주택도 사업이 힘든데 건설 원가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금액으로 임대주택을 사간다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아무리 공모형 사업이라도 손실을 보고 분양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주택업계는 현재 공사비로는 임대주택 매입 비율 10%당 사업 매출액이 약 3%씩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주택의 최대 30%를 임대주택으로 지을 경우 매출이 9% 줄어 사업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분양가에 적용할 택지비 가산비도 분양주택은 입주자 모집공고 후 최대 14개월까지의 이자를 반영해주지만, 임대주택은 6개월까지의 이자만 인정해 임대주택 공급물량만큼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택지를 공급받은 업체들은 분양 시기를 고민 중이며, 일부는 택지 반납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소 주택건설사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국토교통부와 LH에 임대주택건설형 공공택지 내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현실화해줄 것을 정식으로 건의했다.
정부가 올해 3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임대주택 인수 가격을 종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건축비의 80%로 상향해주기로 한 만큼 공공택지 임대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달라는 것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분양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 표준건축비로는 주택 건설이 어렵고 분양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며 "기본형 건축비 수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당장 제도 손질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택지 공급 이후 공사비가 급등한 변수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공모형은 업체가 직접 사업 조건을 제안하는 형태여서 제도 개선을 하더라도 이미 공급된 택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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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