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韓, 자파 의원들에 "믿고 따라달라"…친윤은 경계 시선, 권성동 "분열 우려"
한 대표가 이처럼 원내외 인사들과 이틀 연속 대규모로 회동한 것을 두고 당내 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외 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자신의 공약이기도 한 '지구당 부활'을 추진해달라는 요청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 때도 그 이야기를 했고, 그쪽도 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해야 하고, 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위원장 연수를 계기로 마련됐다. 한 대표는 이 행사에도 참석해 원외 위원장들을 격려했다.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 20여명과 만찬 자리에선 "내가 열심히 앞장서서 하겠다"며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원외 대표이자 비주류로서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는 당내 경쟁 세력의 견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자신을 따를 당내 세력의 실체가 모호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 당 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본격적인 당내 세력 구축에 나서겠다는 의중을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는 또 여러 정국 현안 대응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야권이 국정감사에서 총공세를 예고한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만찬 회동에서는 여권이 처한 여러 어려움에 인식을 같이하고 현 상태가 계속되면 차기 대통령선거를 치르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공유됐다는 후문이다.
한 대표가 이처럼 원내외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만나는 것은 당내 세력 기반을 탄탄히 함으로써 당내 리더십은 물론 당정 관계와 대야 관계에서도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만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음에는 각자 한두 명씩 더 데리고 와서 50명으로 만들자"고 제안했고, 한 대표는 "자주 만나서 소통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용비어천가를 하지 않겠다"며 한 대표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한 대표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20∼30명, 중립지대 의원을 40명 이상으로 꼽으며 "(중립지대에 있는) 그분들의 생각이 앞으로 점점 한 대표의 생각과 싱크로(동기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 취임 이후 당정 갈등이 늘 잠복해 있는 데다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이탈표가 4표 나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친한계의 움직임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이렇게 공개적, 노골적으로 식사 모임을 한다고 광고하며 모임을 가진 것을 본 적은 없다"며 "자칫 친한계끼리 만찬을 했다는 이런 것이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yumi@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