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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콘솔 게임 라인업을 늘리는 넥슨이 내년 상반기 선보일 핵심 차기작으로 네오플이 개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에 힘을 싣고 있다.
9∼10시간가량 미리 체험해본 '카잔'은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정교한 액션 요소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는 총 3종류로 빠르게 몰아치듯 공격하는 한손검과 도끼(도부), 묵직한 타격감이 특징인 대검, 긴 공격 범위가 강점인 창으로 나뉘는데 제각기 개성이 명확해 무기를 바꾸면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느낌을 준다.
또 초반에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고 나면 원거리 공격 기술인 '투창'이 생겨서 멀리서 매복하고 있거나 활을 쏘는 적들을 처리할 수 있다.
전투는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나 'P의 거짓'·'스텔라 블레이드' 같은 게임처럼 정확한 타이밍에 가드를 올려 공격을 튕겨내 스킬 게이지를 채우고, 빈틈을 노려 강한 일격을 날리는 플레이가 중요했다.
또 일부 강한 적이 구사하는 공격은 막기만으로는 방어할 수 없고, 마크가 뜨면 반격기를 사용해 차단하거나 멀찍이 떨어져 피해야 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 5 전용 컨트롤러 '듀얼센스'의 강점인 진동 피드백 기능도 완벽히 지원해 몰입감을 높인다.
전략성을 부여하는 카잔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바로 탈진 시스템이다.
'카잔'에서 공격을 하거나 적의 공격을 방어하면 스태미나를 소모하는데, 만약에 스태미나가 0이 되면 잠깐 탈진 상태에 빠져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
생사가 오가는 싸움 도중 탈진 상태에 빠지면 치명적이기에, '언제 공격하러 들어갈까'뿐 아니라 '언제 뒤로 빠질까'도 항상 생각하며 전투에 임해야 한다.
맨 처음에는 짜증 나는 시스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은 적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되기에 플레이어가 치밀한 전투 타이밍 계산을 하도록 유도한다.
2장과 3장에서 만날 수 있는 보스는 기력이 다 떨어지면 슬슬 뒤로 물러나며 기력을 보충하는 모습도 보인다.
눈에 보이는 배경과 연출만 화려할 뿐, 액션의 타격감 면에서는 심심하기 그지없고 차별점도 부족했던 중국 게임 '검은 신화: 오공'과 비교하면 전투의 재미는 확실히 앞섰다.
또 획일적인 진행-보스전-진행-보스전을 반복하던 '오공'과 달리 정교하게 구성된 던전 안에서 숨겨진 요소를 수집하거나 퍼즐을 푸는 등 레벨 디자인 면에서도 네오플의 기획력이 한 수 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제작진이 게임에 점프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점은 앞서 언급한 탈진 시스템과 함께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기동성을 제한해 몰입감과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히나, 원작인 '던전앤파이터'의 특징 중 하나가 화려한 공중 액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허전하게 느껴진다.
스토리 연출 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보스전에 입장해 강한 적을 물리친 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장면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중간 과정이 군데군데 생략되며 어색함을 자아낸다.
최종 버전에서도 이런 연출이 이어진다면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수 있어 보였다.
기존 인기 지식재산(IP)을 토대로 신작을 내 매출을 늘리는 '종적 성장'을 2027년까지의 성장 전략으로 삼은 넥슨은 '카잔'을 시작으로 '오버킬', '프로젝트 DW'등 '던전앤파이터' 기반의 여러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카잔' 테스트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는 일부에 불과했지만, 내년까지 완성도를 높인다면 넥슨이 내세운 '종적 확장' 전략의 신호탄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juju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