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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입 예정자 가운데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선택지로 고려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구입 의향이 있는 사람은 ‘가격 조건’을 꼽았다. 국산차 대비 가격이 낮을수록 구입을 고려하겠다는 비율이 높았다. 다만 전체 응답자 5명 중 2명은 가격이 아무리 싸도 구입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거부감이 강했다.
여기서 ‘중국 브랜드 전기차’는 BYD, 상하이모터스 등 중국에서 생산하는 순수 중국 브랜드 전기차로, 테슬라나 볼보 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중국산 전기차는 제외했다.
‘중국 전기차를 구입할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자동차 구입의향자 대다수(91%)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입을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구입할 차종으로 전기차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의 구입 의향은 19%로 좀 더 높았다.평균치의 2배 이상이지만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성장세와 국제적 위상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는 아니다.
구입의향이 없는 이유(1순위)로는 ‘배터리 안정성’(31%), ‘배터리 성능품질(전비항속거리)’(17%) 등 배터리 문제를 꼽은 비율이 거의 절반(48%)에 달했다. ‘브랜드제조사’ (17%) 때문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그 다음은 ‘AS'와 ‘주행성능안정성’(각각 10%)에 대한 우려였다.
구입의향 이유로는 ‘차량가격구입조건정부 보조금’(43%), 즉 가격 조건을 꼽은 비율이 유독 높았다. ‘차량 기본 옵션’, ‘외관실내 디자인’에 대한 호감이 그 다음이었다. 나머지 항목은 모두 한 자릿수 미만이었다. 소비자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가격 조건을 압도적이자 유일한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가격이 싸다고 가정할수록 구입의향은 올라갔다. 만약 국산 대비 중국 브랜드 전기차 가격이 90~100% 수준일 경우 구입의향은 8%에 그쳤으나, 70~80% 수준이라면 29%로, 50~60% 수준이라면 61%로 구입의향이 높아졌다.나머지 39%는 아무리 저렴해도 구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구입의향 차이는 배터리 종류에 따라서도 나타났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됐을 경우 아무리 저렴해도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36%였던 데 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장착됐을 경우 44%로 더 높았다.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항속거리가 짧은 대신 안전성은 높다는 특징이 있다. LFP장점이 있지만‘중국산’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다.
BYD 아토 3
주목할 브랜드는 BYD다. BYD는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와 구입의향이 가장 높았다. BYD 브랜드를 알고 있고 차량 구입이 임박(6개월 내)한 소비자, BYD 브랜드를 알고 있고 전기차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의 BYD 구입의향은 4명 중 1명꼴(각각 23%, 24%)로 모든 경우의 수 중 유독 높았다.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수입액은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고, 그 가운데 중국산이 66%를 차지했다(무역협회 자료). 상반기 국내 판매량 1위를 달성한 테슬라 전기차도 국내 판매 모델 대부분이 중국산일 정도로 중국산 전기차는 이미 우리 곁에 깊숙이 다가와 있다.
중국 브랜드 전기차의 최대 강점인 저렴한 가격을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적절하게 맞출 수 있다면 실수요층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나 볼보 같은 비중국 브랜드의 중국산 모델이 별 거부감 없이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고, 그 경쟁력 중 하나가 더 낮아진 가격임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