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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신연구에 따르면 신형전기차 배터리는 차량의 수명 동안 충분히 성능을 유지할 수 있고대부분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의 차량 관리 솔루션 기업인 지오탭(Geotab)이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 저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5000대 이상의 전기차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최신 전기차의 연간 평균 배터리 성능 저하율이 1.8%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는 2019년에 발표된 2.3%보다 약 22% 개선된 수치다.
지오탭의 영국 및 아일랜드 담당 부사장인 데이비드 세비지(David Savage)는 "배터리 신뢰성이 여전히 전기차를 비판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고쳐지길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1.8%성능 저하는 대부분의 운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와 개선된 배터리 기술을 통해 이 수치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오탭연구에 따르면 연간 1.8%의 성능 저하율은 전기차 배터리가 20년 후에도 64%의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 Y 롱레인지 신제품의 주행거리가 320마일(약 515km)이라면 20년 후에는 약 204.8마일(약 329km)을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도시 주행이나 짧은 거리의 여행에 충분한 주행거리다.
또한 지오탭의 연구에 따르면 자주 사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 저하가 더 천천히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배터리의 성능 저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존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의 열화율은 내연기관 차량의 구동부 부품 열화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 S(수냉식)와 닛산 리프(공냉식)의 배터리 성능 저하 비교(출처=지오탭)
배터리 성능 저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온도다. 지오탭은 액체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 배터리와 공기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 배터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액체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 2015년형 테슬라 모델 S는 연간 평균 2.3%의 배터리 열화율을 기록했다.
반면 공기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 2015년형 닛산 리프는 4.2%의 열화율을 보였다. 배터리 관리에 온도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량을 시원한 곳에 주차하거나 극한 온도를 피하는 것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 중요하다.
또한 충전 상태를 20%에서 80%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배터리수명을 연장하는 데 이상적이다. 과도하게 높은 상태나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보다는 중간 범위에서 충전을 유지하는 것이 배터리 성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기후에 따른 배터리 성능 저하 비교(출처=지오탭)
주행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 성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몇 가지 간단한 습관만으로도 배터리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C 급속 충전이 AC 충전보다 배터리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LFP 배터리의 경우 지속적으로 100%까지 충전하는 것은셀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연구는 전기차 배터리 수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이고 있다. 배터리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는 더욱 오래 지속돼 전기차의 경제성과 실용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