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어깨에 바르는 남성용 피임약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매일 젤을 바른 지 12주 후, 시험 참가자의 86%에서 정자가 억제됐는데, 1㎖당 100만개 이하의 정자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평균적으로 효과적인 피임을 위한 시기는 8주로 나타났다.
피임을 하지 않은 정상적인 정자 수는 1㎖당 1500만~2000만개 정도다.
이 바르는 피임젤에는 테스토스테론과 네스토론 호르몬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주요 성호르몬이고, 네스토론은 체내 정자 생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질좌제 피임약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프로게스틴이라는 합성 호르몬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이 둘을 결합하면 남성의 성욕이나 다른 부작용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정자 생산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임상 시험에 참여한 남성들 역시 정상적인 성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낮은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보였다.
일부 참가자에서 성욕 감소, 여드름 발생, 체중 증가,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등 미미한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심각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 젤은 성욕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가역적인 방법으로 남성 호르몬 생산을 차단해 정자가 생산되지 않도록 한다"며 "이후 필요한 시점에 젤 사용을 중단하면 생식능력이 다시 회복된다"고 밝혔다.
다만 자금 문제로 인해 대규모 3상 임상 시험 추진은 난항을 겪고 있다.
국립 아동보건 인간개발원(NICHD)의 피임 연구부 책임자인 다니엘 존스턴은 "우리는 50년 동안 호르몬 남성 피임약을 추진해 왔지만, 대규모 3상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남성 피임약 중 하나가 FDA의 승인을 받으면 제약 회사와 산업 투자자들이 다른 약물이나 제품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