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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무도 몰라”..35살 시장 中 간첩설에 시골 마을 발칵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24-05-20 14:18 | 최종수정 2024-05-20 14:26


“과거 아무도 몰라”..35살 시장 中 간첩설에 시골 마을 발칵
밤반시 홈페이지, 페이스북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는 필리핀에서 한 소도시 시장이 중국 스파이 의혹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밤반시의 앨리스 궈(35) 시장이 중국 스파이라는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수도 마닐라 북쪽에 위치한 밤반은 벼농사를 주로 짓는 조용하고 작은 시골 마을이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잘 찾지 않는 곳이라고.

타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앨리스 궈는 지난 3월 시장실 바로 뒤쪽의 온라인 카지노 영업소를 당국이 단속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단속 결과 이곳은 사람 수백 명을 가둬놓고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로맨스 스캠' 사기 범행을 시키는 소굴로 밝혀졌기 때문. 당국은 이곳에서 중국인 202명과 다른 외국인 73명을 포함해 감금된 약 700명을 구출했다.

조사 결과 그는 문제의 업소가 있는 땅의 절반과 헬기 1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절반은 2년 전 그가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팔았다고 한다. 앨리스 궈는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된 헬리콥터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땅과 마찬가지로 오래전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앨리스 궈의 재산이 사실은 '중국의 자산'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앨리스 궈의 과거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그가 시장으로 당선되기 불과 1년 전인 2021년 밤반에서 유권자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앨리스 궈는 중국 혈통을 가진 필리핀인 사이에서도 흔한 성씨가 아니다. 앨리스 궈는 2022년 선거 연설에서 "어머니는 필리핀인이고, 아버지는 중국인"이라고 했다.

앨리스 궈는 상원 청문회에서 "내 출생증명서가 17세가 되어서야 등록됐다"고 주장했다. 병원이 아닌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돼지농장을 하던 자신의 집에서 홈스쿨링을 했는데, 교사 한 명의 이름만 언급했다.

청문회가 끝난 후 리사 온티베로스 의원은 "앨리스 궈의 답변이 불투명해서 너무 놀랐다"며 "앨리스 궈와 같은 미스터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필리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중국이 심어놓은 '자산'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다른 상원의원 역시 "앨리스 궈는 우리 질문에 '모른다'고만 대답하고, 자신이 어디에 살았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기 위해 이민국과 함께 시민권에 대한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내무지방행정부(DILG)는 시장 직무 정지를 권고했다고 현지 GMA 방송이 전했다.

DILG는 지난달 5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그의 불법 행위 관련 여부를 조사한 결과 심각한 불법 행위가 발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선관위와 법무부도 궈 시장에 대해 각각 조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그의 직위를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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