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고추빵집 월 1천여만원 매출"…청년창업으로 농촌살린다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재판매 및 DB금지]

가운데가 소철원 대표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재판매 및 DB금지]

[촬영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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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가보니…'누구나가게' 등 지원 프로그램 '활발'

송미령 장관 "청년의 농촌 창업 장려…다양한 프로젝트 추진"

(청양=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지난 24일 찾은 충남 청양군. 거리의 가로등, 벤치까지 고추 모양인 이곳 '고추의 고장'에는 고추 모양 빵을 파는 가게도 볼 수 있었다.

가게 이름은 '찰리스팩토리'. 소철원(32) 찰리스팩토리 대표는 "지역별로 감자빵, 유자빵 등 유명 먹거리를 선보이는 것에 착안해 지역 특산물인 청양고추를 활용한 빵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추빵은 고추 모양으로 빚은 빵 속에 고추를 넣어, 매콤한 만두처럼 만든 빵이다.

청양에 온 관광객들이 빵을 찾으면서 이 가게는 주말 기준 하루 400개 정도를 판매하고 있으며 월 1천25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역을 알릴 수 있는 데다 지역 고추농가 판로도 확대할 수 있어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소 대표는 이마트24와 판매 협력뿐 아니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고추빵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청양군에 자리 잡게 됐다.

서울 토박이인 소 대표는 "청양군에서 하는 '한달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당시 만난 청년 두 명과 가게를 차리기로 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인구가 3만명 정도인 청양군은 청년층 유입을 위해 주거 안정, 청년 수당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지원도 이런 지원 사업의 한 축이다.

이를 위해 구도심에 '청춘거리'를 조성하고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인 '누구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은 임대료, 관리비 등을 부담하지 않고 이곳에서 6개월간 시범적으로 사업을 해 볼 수 있다.

누구나가게를 거쳐 간 팀 중 6곳이 실제 창업했으며, 소 대표도 이곳에서 창업을 준비해왔다.

청양군에서 나고 자란 유안진(26) 코멜리 대표 역시 누구나가게를 통해 창업에 성공했다.

유 대표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예쁜 케이크를 먹고, 이런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며 창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현재는 청양군의 또 다른 특산물인 구기자를 활용한 '청양샌드'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유 대표는 청양샌드 개발 배경에 대해 "청양을 대표하는 답례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샌드를 직접 굽고 크림과 캐러멜도 다 수작업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청양군이 진행하는 청년 창업 지원이 농촌 소멸을 막을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전날 청양군을 찾아 농촌 청년 창업가, 지방자치단체, 유통사 관계자 등과 만나 "농촌·농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곳"이라고 소개하며 "1차로 이곳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간담회에서 "청년이 농촌 소멸 대응의 핵심이자 희망"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청년의 농촌 창업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청년의 경제 활동을 활성화해 오는 2027년 농촌 청년 인구 비율을 22.0%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농촌소멸 대응 추진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략 발표 당시 송 장관은 "청년이 농촌에 들어와 빵집을 하기도 하고, 못 쓰게 된 여관을 고쳐 '밭멍'·'논멍'(밭이나 논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을 할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의외의 비즈니스가 많다"며 "이런 일들을 만들고자 해 대책에 관련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청년 창업자들은 농촌 창업을 위해서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 대표는 "지역에 자리 잡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무지한 상태로 창업하고 정착도 해야 했던 상황이라 집을 구하고 당장 생계를 유지할 벌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필요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일자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창업 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생계를 유지하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재영 로컬몬스터 대표는 "창업 경진 지원 사업을 많이 만들어 주시되 이를 묶은 관광 프로그램도 검토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창업자금 상환 기간 연장이 필요하고 농업 부산물 활용과 농촌에 제조시설 설치가 보다 쉬워지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농식품부는 농업과 농업 전후방 분야에서 창업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농식품·농촌 청년정책 대전환 추진전략'(가칭)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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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