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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출처 불명 초고에너지 우주선 포착…현대물리학으론 설명 불가

기사입력 2023-11-24 07:24

[Osaka Metropolitan University/L-INSIGHT, Kyoto University/Ryuunosuke Takeshig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극단적 초고에너지 '아마테라스 입자'는 지구 대기권 진입 후 산소·질소 등 원자와 충돌해 수천억개 이상의 2차 입자를 형성하며 지표면에 있는 입자 검출기가 이 2차 입자들을 포착한다. [Osaka Metropolitan University/L-INSIGHT, Kyoto University/Ryuunosuke Takeshig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텔레스코프 어레이 검출기(TA SD)가 13.5년간 포착한 에너지 수준 100EeV 이상의 초고에너지 우주선(UHECRs)이 날아온 방향을 토대로 추정한 발생 지점(작은 검은색 원들). 짙은 검은색 원은 '아마테라스 입자'의 발생 추정 지점. 대부분 추정 지점에 초고에너지 우주선을 방출할만한 은하나 발생원이 없다. [Science/Telescope Array Collaboratio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연구팀 "역대 두 번째 높은 에너지 입자 검출…이론상 존재 불가능 입자"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현대물리학으론 설명이 안 될 정도로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 출처를 알 수 없는 극단적 초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이 1991년에 이어 2021년 다시 포착됐다.

과학자들은 '오마이갓 입자'(Oh-My-God particle)로 명명된 1991년 입자와 '아마테라스 입자'(Amaterasu particle)로 명명된 이번 우주선 같은 초고에너지 입자는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로 현대 물리학의 불완전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미국 유타주 사막에 입자검출기 수백개를 설치해 고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하는 '텔레스코프 어레이'(Telescope Array) 공동연구단은 24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2021년 5월 포착된 우주선 입자의 에너지가 244EeV(엑사전자볼트=10의 18제곱 전자볼트)로 이론상 가능한 수치보다 5배 상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유타대와 일본 도쿄대가 주도하는 공동연구단은 유타주 서부 사막의 델타 외곽 700㎢의 면적에 정사각형 격자로 입자 검출기 507개를 배열해 우주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우주선 입자를 탐지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성균관대 박일흥 교수와 한양대 천병구 교수, 울산과기원(UNIST) 류동수 교수 등 국내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팀이 일본 신화에 나오는 태양의 여신 이름을 따 '아마테라스 입자'로 명명한 이 우주선은 2021년 5월 27일 유타주 텔레스코프 어레이 북서쪽 부분의 검출기 23개, 48㎢의 면적에서 포착됐다.

이 입자들은 분석 결과 에너지가 244EeV(약 40J)에 달하는 극단적인 초고에너지 우주선(UHECRs : Ultrahigh-energy cosmic rays)으로 밝혀졌다.

UHECRs는 인간이 만든 입자가속기에서 도달할 수 있는 에너지보다 약 100만 배 강력한 수준인 1EeV 이상의 아원자 하전 입자가 우주에서 날아오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1991년 오마이갓 입자가 포착된 이후 텔레스코프 어레이에는 30개 이상의 UHECRs가 관측됐지만 에너지 수준이 오마이갓이나 아마테라스 입자에 근접한 것은 한 개도 없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은 현대 물리학 이론으로는 아무리 강력한 UHECRs라 해도 에너지 수준이 50EeV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이다. 우주선의 이론적 에너지 한계인 50EeV를 그레이젠-자트세핀-쿠즈민 한계(GZK cutoff)라고 한다.

50EeV는 아원자 입자가 다른 은하에서 은하 간 매질을 통과해 우리은하로 이동할 때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이론적 상한선으로, 양성자가 빛의 속도에 아주 가까운 속도로 이동할 때 갖는 에너지이며 약 8J(줄)에 해당한다.

박일흥 성균관대 교수는 "우주에는 강력한 우주선을 내뿜는 초신성 폭발이나 감마선 폭발(GRB) 같은 현상이 있지만 이때 나오는 입자도 50EeV를 넘을 수 없다"며 "아마테라스 입자는 기존 이론상으론 존재할 수 없는 입자"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50EeV가 넘는 우주선이 포착된 것은 1991년 유타대 '플라이아이'(Fly's Eye) 실험에서 관측된 '오마이갓 입자' 뿐이었다. 이 우주선은 에너지 수준이 320EeV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입자여서 당시 천체 물리학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가장 강력한 에너지의 오마이갓 입자와 두 번째로 에너지가 큰 아마테라스 입자를 더 불가사의한 존재로 만드는 것은 두 우주선 모두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박일흥 교수는 "에너지가 약한 우주선들은 우주공간을 지나오면서 중간에 있는 은하 등의 자기장 영향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애초 출발점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오마이갓이나 아마테라스 입자처럼 에너지가 큰 우주선은 자기장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날아온 방향을 역추적하면 발생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아마테라스가 날아온 방향에는 근원 은하나 잠재적 출처가 될만한 다른 알려진 천체가 전혀 없었다며 우주선이 온 방향은 우주 거대 구조에서 은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 영역(Local Void)을 가리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마이갓과 아마테라스 입자는 서로 다른 관측 기법으로 검출됐으나 이번 발견으로 물리학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는 않지만, 이런 극단적인 초고에너지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는 우주 자기장 모델에서 예측하는 것보다 더 큰 자기 편향의 존재할 가능성이나 지역 외부은하 인근에 미확인 발생원 있을 가능성 등이 있지만 현재의 입자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 출처 : Science, Telescope Array Collaboration, 'An extremely energetic cosmic ray observed by a surface detector array',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o5095

scitec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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