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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마지막 대상경주로 치러진 일간스포츠배 대상경륜의 주인공은 자타공인 경륜계 살아있는 레전드 정종진이었다.
보는 이들은 매우 쉽고 편안해 보일 수 있지만 평소 강도 높은 훈련량과 자기관리, 멤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련미와 집중력을 겸비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정종진은 직전 회차 4일 경륜을 치르고 연속 출전해 사실상 휴식할 시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3일 내내 빈틈을 보이지 않았고 완벽한 모습만 보여줬다. 첫날 예선 추입, 둘째날 준결승에선 선행승부로 우승, 무력시위까지 선보인 정종진은 마지막 결승 승리로 현재 22연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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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륜 황제로 군림하던 정종진은 지난 6월 왕중왕전을 포함해 총 7번의 대전에서 임채빈에게 6패를 기록 중이다. 이견이 없는 열세다. 하지만 유일한 1승이 하필 2022년도 그랑프리였다. 그랑프리는 대상 열개와도 바꾸기 어렵다는 경륜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재미있는 건 현 상황이 마치 소름 돋는 데자부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똑같다는 점이다. 작년 이 기간 임채빈은 시즌 전승 중이었고 이전까지 정종진은 대 임채빈 전에서 3연패로 고개를 떨궜었다. 하지만 하늘이 허락한다는 그랑프리에서 통쾌한 설욕전을 하게된 것.
과연 올해도 이런 패턴이 이어질지 자연스레 두 선수의 시즌 마지막 대결로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 그리고 흥행에 민감한 관계자들은 정종진의 이번 대상 접수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륜계 최상위 포식자이자 '벨로드롬의 타노스'란 애칭이 있는 임채빈은 경륜의 모든 역사를 바꿔놓고 있다. 하지만 정종진의 그랑프리 5회 우승만큼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상당하다. 그만큼 정종진이 남겨놓은 족적도 어마어마하다. 임채빈에겐 마지막이자 가장 넘기 힘든 산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올 시즌 임채빈의 일방적 독주로 굳어질 즈음 정종진의 막판 대상 우승이 경쟁자로서의 존재감을 증폭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팬들이 연말 그랑프리에 더 열광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2, 3위는 같은 슈퍼특선반 양승원 그리고 데뷔 후 가장 절정이라 평가받는 류재열이 차지하며 복승 1.4배, 삼복과 쌍복 모두 1.7배라는 저배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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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 관장은 경기 후 "처음으로 시총을 해봤는데 기분이 남다르다. 마음이 설레고 선수들도 잘 뛰어주니까 기분이 좋다"라며 "경주를 직접 보니까 정말 재미있다. 앞으로도 경륜이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올 시즌 경륜경정총괄본부는 대상경주에 스포츠스타를 초청해 시총과 시상을 맡기고 있다. 지난 4월 장정구 전 프로복싱세계챔피언, 6월 육상전설 임춘애, 8월 김재엽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차례로 초청한 바 있다. 올해 마지막 대상경륜에도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관장을 초대해 의미를 더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