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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20년] ①바다가 마천루 숲으로…세계가 주목

기사입력 2023-10-02 08:00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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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인천에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송도·영종·청라 중심의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글로벌 비즈니스와 첨단·서비스산업 허브 도약을 목표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는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개청 20주년을 맞아 경제자유구역의 성과와 과제를 조명하는 기획기사 2편을 송고합니다.]

2003년 8월 11일. 한국 정부는 상하이·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들과 경쟁하기 위해 야심 찬 승부수를 띄웠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과 수도권 최대 무역항인 인천항을 갖춘 인천의 3개 지역(송도·영종·청라)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FEZ· free economic zone)으로 지정한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특별법에 따라 토지 공급의 유연성이 커지고 투자자에게 세금과 각종 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돼 개발이 한층 원활해진다.

같은 해 10월 부산·진해와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고 2008년에는 경기와 대구·경북에도 경제자유구역이 추가되는 등 현재 국내 경제자유구역은 인천을 포함해 모두 9곳으로 늘어났다.

◇ 20년 만에 바이오 허브로 우뚝…CNN "미래도시의 해답"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3개 지구는 경제특구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지정 초기에는 투자 유치 경험과 개발 노하우 부족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바다와 갯벌을 매립해 만든 송도를 비롯해 대부분 허허벌판이었던 IFEZ의 거대한 잠재력에 주목한 글로벌 기업들이 하나둘 둥지를 틀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된 송도국제도시는 삼성바이오·셀트리온·머크 등 80여개 글로벌 기업이 입주하며 단숨에 세계적 바이오 산업 허브로 도약했다.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인 88만L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바이오리액터 보유 규모)을 갖춘 송도에는 현재 바이오 관련 산학연 기관 100여개 입주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송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은 미국 매사추세츠 일대(65만L)·캘리포니아 일대(51만L), 싱가포르(32만L) 등지를 크게 앞서고 있다.

전 세계 언론도 IFEZ의 발전상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CNN은 "송도가 미래 도시개발의 해답"이라고 극찬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첨단 친환경 기술의 시험대"라며 호평한 바 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도시 세계 2위"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 국내 전체 경제자유구역 외자유치 70%…15개 국제기구 둥지

IFEZ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2003년 3곳으로 시작해 2018년 146곳, 2020년 171곳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206곳에 이른다. 지구별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송도 143곳, 영종 53곳, 청라 10곳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앵커시설들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IFEZ 거주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IFEZ는 지정 첫해인 2003년 2만5천여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2006년 5만명, 2011년 1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8월 기준 43만명을 넘어섰고 개발이 모두 끝나는 2030년에는 54만6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FEZ는 후발주자인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들에 본보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IFEZ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 실적은 올해 7월 말 현재 147억5천6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9개 경제자유구역의 총신고액 208억 달러의 70%가 넘는 수준으로 국내 경제자유구역 외자 유치에서 IFEZ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IFEZ의 위상은 국제기구 유치 분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 기후 변화 협약에 따라 만들어진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을 비롯한 15개 국제기구가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IFEZ는 수년 전부터 한국의 경제특구 개발 노하우를 배우려는 각국 대통령을 비롯한 국빈과 주한 외교사절들에게 인기 방문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과거에는 갯벌(송도)과 허허벌판(영종·청라)이던 이었던 송도와 허허벌판이던 영종·청라의 개발 초기 모습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상을 비교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 송도에 쏠린 성과들…특혜 논란 딛고 2032년 개발 완료 추진

IFEZ가 눈부신 성과를 일궈가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들도 적진 않다.

기업 유치가 송도에 집중되면서 영종과 청라를 중심으로 IFEZ가 '주거용 신도시'로 변질한 게 아니냐는 따가운 지적도 나온다.

송도 역시 인천시가 세계적 비즈니스 중심지를 만든다며 여의도의 2배인 580만3천㎡에 달하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권을 민간사업자에 내줬지만, 국제업무·상업시설·국제병원·제2국제학교 등 여전히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도 산적해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는 현재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주상복합 용지 개발은 93.3% 진행됐지만, 핵심인 국제업무·상업시설과 기타용지 개발 진행률은 75.2%에 머물고 있다.

크고 작은 개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송도에서 추진하려다 백지화한 'K팝 콘텐츠시티' 조성사업도 인천경제청이 인천도시공사에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 가능한지 묻는 공문을 보내면서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IFEZ는 이런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하며 2032년까지 개발을 마치기 위해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제3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에 따라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 제조, 항공·복합물류, 지식·관광서비스의 4개 핵심전략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송도는 K-바이오를 선도하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연구개발과 글로벌 백신 허브로, 청라는 미래자동차와 로봇 등 스마트 제조 기지로, 영종은 공항경제권과 연계한 항공정비산업(MRO) 생태계로 각각 조성한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20년 만에 현재와 같은 도시를 조성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이로운 성공 사례"라며 "이제 홍콩과 싱가포르에 비견되려는 도시 목표를 뛰어넘어 생명과학과 건강, 안티에이징을 테마로 한 바이오 선도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j@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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