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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하락세 걷는 에이스침대…직원부터 주주까지 볼멘소리 급증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6-04 16:42 | 최종수정 2023-06-08 09:28


침대업계 선두주자였던 에이스침대가 10여 년 만에 매출 하락세를 기록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고 재고가 쌓이고 있어서다.

최근 에이스침대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을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지난해 기업 지속가능성 판단에 주요 지표가 되는 ESG 평가에서 'C' 등급을 기록하는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근무 시간 조정부터 ESG평가 등급 '↓' 불명예 '엎친 데 덮친 격'

자신을 에이스침대 근무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매출이 줄어 한 달에 한 번 무급 휴일로 쉬라고 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에이스침대는 오는 8월까지 기존 주 45시간이던 근무 시간을 주 43시간으로 줄이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직원들의 동의 하에 시행되는 것이며, 감소한 연장근로 시간은 한 달에 한번 휴무로 대체됐다.

에이스침대는 그동안 주 5일 동안 1시간씩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근무시간이 단축되면 지급하는 초과수당이 줄어들게 된다.

관련 업계는 에이스침대의 이 같은 근무시간 조정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실적 추세의 영향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0년 만에 실적이 역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462억4091만원, 653억3500만원이다. 매출의 경우 2021년 3463억7476만원 대비 0.04%로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767억5100만원보다 14.9%가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544억원으로 전년(639억원)대비 14.8% 감소했다.

실적 부진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에이스침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0.8% 줄어든 7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억원.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6.4%나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4.3% 줄어든 96억원에 그쳤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기업 간 지속경영 가능성 판단의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는 ESG평가 등급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에이스침대는 한국 ESG기준원으로부터 환경 D등급·사회 C등급·지배구조 B등급을 각각 기록하며 통합등급 'C'평가를 받았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초과 근무 수당을 깎는 것이 아니고, 기존 주 5일 1시간씩 실시해오던 초과 근무 일수를 주 3일 1시간씩으로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기본급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 삭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줄어든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이유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경기침체 및 소비심리 위축에 원재료, 인건비, 임차비 상승 등이 영업이익 변화에 영향을 준 듯 하다"고 설명했다.

ESG평가와 관련해서는 노력을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자연 상태와 가까운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보이는 'E0'등급 자재 사용과 매트리스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바 있으며 환경경영 추진체계 구축 점검을 위한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장기 지속 성장을 위해 유통망을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중심으로 재편 중"이라면서 "매장 수가 줄어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동시에 신규 매장 설립에 필요한 토지구입비·건설비 등이 늘어났으나, MZ세대를 중심으로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점포별 수익성을 향상하기 위해 유통망 재편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표 상 부진은 앞으로도 감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하락하자 딸에게 지분 증여…증여세 최소화 '꼼수?' 주주가치 제고는 언제쯤

부진한 실적 탓에 주주가치 제고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이 주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자신의 딸에게 남은 지분을 증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가 하락에 다른 적극적인 경영환경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한데, 경영 승계에 신경을 쓰는 듯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론은 한층 더 싸늘해진 상황. 지난달 30일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회장)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에이스침대 지분 5%에 해당하는 주식 55만4650주를 딸인 안명숙 씨에게 증여했다. 규모는 총 175억원대다. 증여 배경 및 시점과 관련, 에이스침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에이스침대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 있다.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7일 오후 4시 기준 에이스침대의 1주당 가격은 3만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에이스침대를 향한 투자심리 역시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관련 업계는 에이스침대의 주가 상승과 주주친화 정책을 통한 기업가치 확대 등을 위해선 기존 경영 방식과 전략에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손실만을 방어하는 정책부터 오너가에 쏠려 있는 지분 구조, 주주 제고에 다소 소홀해 보이는 점 모두 안정적인 기업 운영 방안과 거리가 있는 듯 하다"면서 "얼어붙은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확실하고 적극적인 경영 전략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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