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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괴롭히는 허리질환, 디스크내장증·강직성척추염이란?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1-08-23 09:14 | 최종수정 2021-08-23 09:14


살면서 80%가 겪는다는 요통.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서 201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5억 4000만명이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흔한 병이라 만성적인 통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다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도 일반 방사선 검사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이병회 부장은 "척추의 외형적인 변화나 구조적인 이탈이 없다면 X-ray 검사에서 정상으로 보인다"며 "특히 젊은 요통 환자들은 근육이 튼튼한 편이라 겉으로 티가 나지 않지 않기 때문에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디스크내장증이나 강직성척추염 등의 질환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주 담이 들고, 뻣뻣하다고만 여기면서 지내기 쉽다"고 말했다.

허리 아파 고생하는 젊은층, 디스크내장증 의심

디스크내장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구조물인 디스크가 변성을 일으켜 요통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 기둥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지만 좋지 못한 습관 때문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선천적인 요인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대에서 50대까지 젊은 층에서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걸린다.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무지근한 만성 통증이 특징이며, 교통사고와 같은 갑작스러운 외상이나 무거운 물건을 든다거나 허리를 자주 삐끗하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 속 사소한 외상들이 축적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MRI를 촬영하면 속에 병이 든 디스크는 검게 변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검게 보이는 디스크가 다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70%는 별 다른 통증 없이, 이상을 모르고 살지만 30% 정도는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젊더라도 여러 부위가 검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어느 곳이 통증을 유발하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추간판 조영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디스크의 성질이나 모양이 변하면 허리에 실리는 무게를 감당하는 능력이 떨어져 조금만 무리해도 허리가 아프기 쉽다.

그래서 디스크내장증은 허리디스크나 요추 염좌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큰데, 허리 디스크와는 다르게 디스크가 탈출되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한 채 안쪽만 병든 상태이므로 허리디스크에서 보이는 감각마비나 근력 약화 등의 신경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누워서 다리를 편 채로 들어올려도 정상소견을 보인다.

디스크내장증은 수술적 치료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젊은 층은 호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단 비수술적 요법으로 요통을 다스리면서 시간을 두고 관찰한다.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로 통증을 관리하고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요법을 실시한다. 꾸준한 주사치료나 시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로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변성된 디스크 내로 통증을 유발하는 압력이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는 있지만 흔하지 않다.

척추에 염증 발생, 뻣뻣하게 굳는 강직성척추염

강직성척추염은 이름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생겨 뻣뻣하게 굳는 질환을 말한다. 특별한 외상은 없지만 기상 후 허리 뻣뻣함이나 골반 통증이 있고 3개월 이상 증세가 지속되는 경우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20~30대 남성들에게서 많이 발병하며,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HLA-B27 유전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면역력 저하,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이병회 부장은 "강직성척추염은 염증이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고 통증이 간헐적으로 왔다가 사라지는 양상을 보여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남성 중 이유 없는 허리와 골반 통증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경우, 가족 중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가벼운 증상이라도 병원을 찾아 초기에 운동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나이가 젊거나 평소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허리 통증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증상 및 통증의 기간과 정도를 살피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강직성척추염은 대개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통증이 시작된다.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일반적인 척추 질환과는 달리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움직이면 완화된다. 척추와 골반뿐 아니라 무릎관절이 붓거나 발꿈치, 갈비뼈 등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통증 관리와 증상 개선을 목표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으로 척추관절을 풀어주고, 소염제 등의 약물과 주사 치료로 염증을 감소시키면 치료 효과가 상승된다. 운동은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길러 주는 스트레칭이 큰 도움이 된다. 다만 허리를 심하게 비트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강직성척추염을 방치해 악화되면 심한 경우 허리, 등, 목이 굽은 채로 굳어 허리를 펼 수가 없으며, 완전히 굳지 않더라도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지속적이어서 오랜 기간 고생할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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