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레전드 선수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1-05-20 15:24


1994년 10월 15일 잠실 올림픽 벨로드롬에서 시작된 경륜의 역사 속에는 다양한 진기록들이 존재한다. 이런 기록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넘어서 경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선수들은 누구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정종진. 사진제공=건전홍보팀
그랑프리 4연패 '절대강자' 정종진

정종진(SS 20기 김포 34세)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4연패에 성공했다. 종전 조호성(11기)이 가지고 있던 3연패를 넘어선 기록으로써 지금껏 아무도 밟아본 적 없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이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간간이 열리는 경주를 보면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절대강자 다운 면모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작년에 없었던 그랑프리지 대상경주지만 만약 올해 다시 그랑프리가 열린다면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그랑프리 5연패에 도전할 수 있겠다. 단정적으로 얘기할 순 없겠지만 이런 기록은 경륜 역사에 다시 나올지 의문이 들 수 있을 만큼의 대기록이다.

최다 50연승의 정종진

정종진의 대항마가 없었던 시기인 2017년 7월 7일부터 2018년 3월 24일까지 정종진은 50연승이란 대기록을 기록했다. 이 또한 종전 조호성이 기록하고 있던 47연승을 넘어선 것이다. 기간에서 볼 수 있듯이 1년여 동안 정종진은 어느 누구에게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기록이다. 현재도 정종진은 33연승을 기록 중이다. 다시 한번 자신의 기록에 도전하는 정종진의 행보에 많은 경륜 팬들이 성원을 보내고 있다.


홍석한. 사진제공=건전홍보팀
내가 전설이다 '500승의 사나이 홍석한'

현역 레전드로 불리는 홍석한(A1 8기 유성 46세)은 2001년 첫 승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528승을 기록하며 다른 선수들은 엄두도 못 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체력적인 면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밀리며 우수급에서도 승수를 쌓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지만 꾸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훈련 태도를 이어오고 있어 향후 몇 년간 더 선수 생활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600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장보규. 사진제공=건전홍보팀
'선행 귀신' 장보규


경륜 경주의 특성상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대열 맨 앞에서 질주하는 선행 승부로는 승수 쌓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전문가들의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장보규(A1 1기 대전 47세)는 선행 승부로만 현재까지 322승을 기록 중이다. 전체 승수 436승 중 선행 우승이 322승이기에 얼마만큼 장보규가 자신의 별명답게 선행 강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여전히 장보규의 편성만 보면 "이 경주는 장보규가 선행을 갈거야"라고 분석하는 팬들이 많다. 그만큼 선행으로 인정받고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을 보이는 장보규의 폭풍질주를 계속해서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


김치범. 사진제공=건전홍보팀
짜릿한 역전 명수의 김치범

추입 전법의 대가 김치범(A1 9기 부산 40세)은 추입 승수 1위라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모든 스포츠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역전승이다. 그만큼 짜릿함 때문에 팬들은 열광하는데 경륜 경주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전법은 바로 추입이다. 결승선 바로 앞에서 상대를 송곳같이 넘어서는 전법인데 현재 김치범이 본인 선행 승수의 10배가 넘는 추입 승수를 기록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1위인 홍석한(260승)의 기록을 조만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경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명퓸경륜 승부사 이근우 수석기자는 "자신이 직접 세운 그랑프리 대상경륜 4연패와 50연승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록을 다시 한번 뛰어넘고 싶은 정종진과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자신의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는 홍석한 장보규 김치범. 이 외에도 최고령의 허은회(B1 1기 팔당 56세) 등 많은 선수들이 현재도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만들어질 대기록들로 인해 팬들은 더욱 경륜 경주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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