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에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건강도 나빠지기 쉽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건강검진 수검률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43%로 집계됐다. 전체 검진 대상자 2056만명 중 약 900만명이 아직 검진을 받지 않았다. 직장검진 수검자도 500만명 이상 검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건강검진 어려워…내년 6월까지 연장 추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은 최근 회의를 갖고 기존 12월 말인 수검 마감기한을 내년 6월 말까지로 연기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대다수 수검자들이 검사를 미뤘다가 연말에 몰리면서 건강검진 예약이 마감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건강검진센터는 "종합검진만 전문으로 하는 기관은 올해 예약이 사실상 마감됐다"며 "다른 종합검진기관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던 시기에는 당장 급하지 않은 건강검진을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더 이상 건강검진을 미룰 수 없다는게 의료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명한 검진 5가지 방법…마스크 벗는 '폐기능검사' 안받아도 돼
이런 가운데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조영규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현명하게 건강검진 받는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출입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검진센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약문자를 확인하고, QR코드를 등록하고,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확인한 후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손 소독을 시행한 후에 의료기관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귀찮을 수 있지만, 이렇게 출입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검진센터라야 안전을 믿고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검진 비수기에 받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건강검진을 미루다가 마감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병원 및 검진 기관을 방문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 검진센터나 검진 기간이 끝나가는 10~12월에는 사람이 몰리고, 검진이 시작되는 1~4월은 한산하다. 코로나19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긴다. 사람이 많지 않은 비수기에 건강검진을 받으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감소한다.
세 번째, '우수내시경실 인증마크'를 확인하는게 도움이 된다. 검진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고 내부를 보여주는 곳이 내시경실이다. 내시경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시경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또한 B형간염 바이러스와 헬리코박터균을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이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검진센터는 규정에 맞춰 완벽하게 내시경을 소독해야 한다.
내시경실 앞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수여한 '우수내시경실 인증마크'가 붙어있다면 내시경 소독에 대한 걱정은 덜 수 있다.
네 번째, '폐기능검사'는 생략해도 좋다. 검진을 하면서 마스크를 벗는 다른 한 곳이 폐기능검사실이다. 이미 많은 검진센터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검진 항목에서 폐기능검사를 제외하고 있다. 흉부X선 검사로 폐 이상을 평가할 수 있으므로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으로 치료 중인 사람이 아니라면 폐기능검사는 생략해도 무방하다. 폐기능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더라도 검사를 원하지 않다면 올해는 폐기능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국가 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건강검진, 암 검진, 영유아 건강검진 등 다양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영규 교수는 "국가 건강검진이 내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저렴한 검사라는 이유로 검사의 질이 떨어질 거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개인에 따라 부족한 검사항목은 의료진과 상의해 검진 전에 미리 추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