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석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의 도움으로 이석증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발병 원인 명확하지 않아…어지럼이 주요 증상
이석증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머리 외부 충격, 전정 신경염, 메니에르병, 귀 수술, 노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증의 주요 증상은 어지럼이다.
앉았다가 뒤로 누울 때,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등으로 순간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극심한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어지럼은 10~20초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없어지지만 특정 방향으로 머리나 몸을 움직이면 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심하면 메슥거리는 증세와 함께 구역, 구토, 안구의 비정상적 움직임(안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난청, 이명, 귀의 통증 등 귀와 관련된 다른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병력과 이학적 검사로 진단…저절로 없어지기도
이석증은 보통 가만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진다.
다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과 이학적 검사다.
병력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한 적이 있거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더 심해졌다면 이석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학적 검사는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구에서 나타나는 안진을 관찰하는 체위안진 검사로 확인한다.
안진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안구가 특정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튀는 움직임을 말한다.
머리를 좌우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뒤로 눕히면서 안진이 나타나는지 보거나,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안진을 유발해 특징적인 증상과 안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단한다.
전은주 교수는 "안진의 양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해야 정확하게 병변이 온 곳을 찾아낼 수 있고 그에 따라 치료의 정확도도 높아지는 만큼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재발률 높고 예방책 사실상 없어…머리 충격 피해야
이석증의 치료는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이뤄진다.
이 치료는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로 돌려보내는 방법인데,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정확한 치료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지만 간혹 시술 중 어지럼이 있을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약 90%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된다.
이석정복술로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하기도 한다.
몇 달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였다.
그러나 만성 재발성으로 발전하는 질환은 아니다. 재발할 경우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재발을 방지하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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