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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 루푸스, 가임기 젊은 여성 주로 발생…치료법은?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4-06 14:33


루푸스는 가임기 여성과 같은 젊은 나이에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인체를 공격해 발생한다. 환자별로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해 '천(千)의 얼굴'로도 불리는 루푸스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의 도움으로 정리했다.

자신의 세포·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하는 오류로 발생

몸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이물질이 침입하면 항체를 만들어 외부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 그런데, 면역체계가 잘못되면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항체인 '자가항체'를 만든다. 이 자가항체가 여러 장기를 공격해 장기손상의 일으키는 것이 루푸스이다. 원래 우리 몸은 자신의 세포나 조직에 대해서는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이를 자기면역관용이라고 한다. 루푸스는 자기면역관용이 소실되어 자기 세포나 조직에 대해 외부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성 환자, 남성보다 6배 이상…여성호르몬 연관 추측

루푸스 환자 대부분은 여성이며, 가임기의 젊은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루푸스(전신홍반루푸스)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만6556명 가운데 여성 환자는 2만2991명으로 남성보다 6배 이상 많았다. 특히, 여성 환자의 대부분인 83%가 20~50대인 비교적 젊은 환자였다. 이에 송란 교수는 "루푸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성호르몬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 피로·체중 감소 등 증상 다양해 '천의 얼굴'

루푸스는 증상이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몇 주부터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도 해 진단이 매우 어렵다. 전신 피로감, 근육통, 미열 혹은 고열, 체중감소, 탈모 등 다른 질병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초기에 흔히 발생하며 양쪽 볼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피부 발진이나 관절이 붓거나 아픈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신장, 폐, 늑막, 심장, 뇌와 같은 주요 침범하여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심각한 후유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임상 기준, 면역학적 기준 등 다양한 검사 통해 진단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루푸스는 피부과, 정형외과 등을 찾았다가 발견하거나 검진을 받는 도중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을 위해서는 가장 최근에 개정된 미국·유럽 류마티스학회 공동으로 발표된 진단기준을 따라 ANA검사에서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기준, 면역학적 기준에 제시된 소견이 있을 때 점수를 매겨 총 10점 이상이면 루푸스로 진단할 수 있다.

완치는 어려우나 치료 및 악화 예방 가능

루푸스는 과거보다 더 많이, 더 조기에 진단되고 있고, 더 오래 살게 되었다. 이는 치료법의 발전과 더불어 정기적인 검진 등을 통해 경증의 루푸스 환자들이 더 많이 진단되어 그에 따른 치료와 추적검사를 통해 조기에 루푸스가 악화하는 것을 예방했기 때문이다. 루푸스 치료의 목적과 방향은 증상을 치료하고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므로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유형에 따라 결정된다. 주로 근육통이나 관절통, 피로감, 홍반 등은 위험한 증상은 아니므로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 치료와 함께 증상에 따른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신장, 폐, 심장, 뇌신경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 중증의 정도에 따라 생물학적제제나 혈장교환술 등의 치료까지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햇빛 조심하고 운동, 식습관 개선해야

일상생활에서는 많은 루푸스 환자가 햇빛에 과민반응을 보이므로 선크림, 양산, 모자 등을 사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루푸스를 악화시키므로 생활 스타일을 조절한다. 또한, 장기간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로 인한 골다공증과 근육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을 하고, 충분한 숙면을 하도록 한다. 매년 잊지 말고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으며, 필요한 경우 폐렴 예방접종이나 대상포진 예방접종까지 고려해야 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송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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