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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NO" 조희연 교육감 vs 예비학부모 충돌…임산부 폭행 논란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8-12-12 22:06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혁신학교 NO! 학부모 투표 거쳐라."

서울시 교육청 조희연 교육감과 9천5백세대 입주를 앞둔 헬리오시티 아파트 학부모가 혁신 학교 지정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한 학부모가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임산부가 119에 실려가는 충돌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한 학부모가 조희연 교육감의 등을 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며 "상해를 입거나 한 상황이 아니고, 조희연 교육감이 고소를 원치 않아 귀가 조치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범 체포의 기준에 대한 질문에 "등을 쳐도 현행범 체포 사유가 된다. 폭행이기 때문"이라며 "얼굴에 침을 뱉어도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는 조희연 교육감과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예비학부모의 면담이 진행됐지만 양 측은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더욱이 조 교육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임산부가 다치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계단 위에서 대부분 엄마들로 구성된 학부모들과 남성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있고 계단 아래에는 한 학부모가 쓰러져 실신해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임산부가 쓰러져 있다. 내려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엄마들은 남성들을 몸으로 막고 있는 모습이다.


현장에 있던 한 예비 학부모는 "대학 입시가 바뀌지 않는데 자식을 혁신 학교로 실험대에 오르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엄마들의 마음이다. 오늘 예정된 면담 시간에 교육감에게 '혁신 반대'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모인 것이다. 현장에는 경찰 병력이 학부모 보다 수배로 많았고, 장정들이 계단을 막아 섰다"며 "임산부가 계단 밑에 쓰러졌는데 계속 밀고 내려와서 엄마들이 막기도 했다"고 말했다. 계단 아래서 실신한 학부모는 결국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혁신학교는 학생 수 25명 이하의 소규모 학급과 토론 중심 수업 등이 특징으로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2009년 경기교육감 재직 당시 도입됐다. 또한 혁신학교 확대는 정부와 17개 시·도의 다수를 차지하는 진보 교육감들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서울에서는 최근 73개 학교가 혁신학교로 신규 또는 재지정돼 내년 3월이면 모두 213곳이 되며 오는 2022년까지 250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학력 저하 우려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충북 제천고와 광주 대광여고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쳐 혁신학교 신청을 철회했다. 앞서 2014년과 2015년 각각 혁신학교로 지정됐던 서울 강남구 중산고와 송파구 송례중도 일반학교로 전환됐다.


헬리오시티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가락초와 해누리초·중학교(통합)는 30명 이상의 과밀 학급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혁신 학교의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는다"며 "학부모가 원치 않는데 교육감 본인의 치적을 위해 내 아이들을 희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규정에 따르면 일반 학교가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 5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신설 학교는 교육감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 국내 최대 규모로 내달 입주가 시작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헬리오시티 단지 내 내년 3월 개교하는 가락초와 해누리초·중학교(통합)를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중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내부 논의를 거친 뒤 오는 14일 이들 학교의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최종 발표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정이 되면 학부모들은 등원 거부와 행정 소송을 예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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