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핫인플루언서, 핫트렌드]'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사람들-⑪'연예인 출신 인플루언서' 주아민 아맹 대표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11-30 09:04


콘텐츠 생산 방식이 바뀌고, 유통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습니다.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공급자 주도형 상품은 시장에서 외면 받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 등에서 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이 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동대문의 작은 매대에서 시작한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삼고초려할 정도입니다.

SNS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 히트 아이템도 이들 손을 거치면 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과감히 더하고 뺄 줄 아는 이들은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면서, 업계에서'귀한 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에 4000억원을 받고 스타일난다를 매각했습니다만 로레알이 계속 최고경영자(CEO)를 맡길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은 이들 '핫' 인플루언서를 직접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핫' 트렌드도 따라가 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사전에 받아 인터뷰에 담는 쌍방향 콘텐츠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기본은 소통이다. 소통은 대부분 자신의 하루 일상을 공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사용하는 물건, 먹은 음식, 여행지 등 소통의 대상은 다양하다. 일반적인 SNS 이용자들과 인플루언서의 차이점은 '공감' 능력이다. 공감은 일상을 공개하는 일방적인 소통을 넘어, 댓글이나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한 쌍방향 소통에서 만들어 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팔로워에게 얼마나 전달하는지가 인플루언서의 경쟁력인 셈이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최근 SNS를 통해 소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인플루언서로서 자리매김 하는 경우가 드문 것도 이 때문. 직업 특성상, 상호 교류 보다는 잘 꾸며진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팔로워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인스타)에서 닉네임 'Jooahmin'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아민 아맹 대표가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 한 것도 '특별함 보다는 평범함'이 갖는 힘에서 시작됐다.


#1 변화의 시작…'방송인 아닌 엄마로서의 삶'

주아민 대표는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하기 전 방송인이었다. 2007년 영화 '서서 자는 나무'로 데뷔 한 이후 2012년까지 예능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2013년 6월 결혼과 동시에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결혼 후 바로 아이가 생겼고 '엄마'로서의 삶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방송 활동 중단으로 인한 무료함을 SNS활동으로 달랬다. 모 포털사이트의 블로거에 하루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 게 인플루언서가 되는 첫 걸음이었다.

주 대표는 출산 직후 방송을 다시 시작할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피부가 문제였다. 출산 이후 찾아온 몸의 변화. 빨갛게 얼굴에 생기는 피부 알레르기로 인해 방송을 할 수 없었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샴푸를 사용하지 않았고, 피부에 자극이 적다는 제품은 모조리 구매해 사용했다. 구매한 제품 중 치료에 도움이 됐던 제품을 찾을 수 있었고, 인스타 상에서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품을 추천했고 팔로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에는 인플루언서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단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시작했다. 출산과 육아, 모든 일에 처음이다 보니 생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사람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엄마로서의 평범한 일상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고, 어려운 일을 함께 고민하는 게 즐거웠다. 방송인으로 살면서 잊고 있던 꿈도 다시 꺼낼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던 패션과 뷰티 제품 관련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이 무렵이다. 블로그에서 이어진 인연은 인스타로 이어져 지금은 9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주 대표는 "주 팔로워 층은 젊은 엄마들"이라며 "같은 일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평범한 아줌마가 된 이후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인 주아민이 아닌 일반인 주아민으로서 활발한 인스타 활동을 한 덕분에 최근 세계 최고 뉴스브랜드로 불리는 미국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 2월 미국 이민을 준비하며 현지 아파트에서 살던 기간 키우던 강아지와 아들 일상을 인스타에 공개했고,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지금은 연예인들만 유명해지는 시대가 아니다"며 "방송일을 했을 때보다 지금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2 평범한 주부의 행복 '잊었던 꿈을 다시 꺼내다'

주 대표는 출산 이후 아맹이라는 키즈브랜드를 만들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아들 조이의 옷에 신경을 쓴 것이 사업의 첫 시작이었다. SNS를 통해 아이에게 어떤 옷을 입히는지에 대한 고민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던 만큼 패션에 대한 '센스'가 사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다.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구석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주변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여러 곳에 매장을 운영하며 해외 수출까지 했다. 사입해 판매하던 옷도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사가 있던 건물의 화재로 인해 모든 제품이 소실돼 위기를 겪었다. 주 대표는 "불이 났다고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품이 모두 없어진 만큼 여성의류(아맹 드 우먼)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 주 대표는 여성의류 사업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주부들 입장에서 자신을 꾸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일단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입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며 팔로워들의 반응을 살폈다. 주 대표는 "굳이 비싼 제품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믹스매치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옷"이라며 "여성옷과 함께 다양한 뷰티 관련 제품을 사용해본 뒤 효과를 공유하며 여성 관련 커머셜 에디터로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대표의 인스타에는 다양한 여성 관련 뷰티 아이템 들이 등장한다. 모두 직접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제품들이다. 특히 제품들을 소개하기 전, 관련 분야의 공부도 시작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만큼 사용방법 등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추천 제품에 대한 팔로워의 피드백에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선 공부가 필수"라며 "하루 3~4시간 밖에 잠을 잘 수 없어 피곤하기도 하지만 하고 싶었던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기쁨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3 아직은 어색한 CEO 직함… "유튜브 채널 준비중"

주 대표는 풀타임 인플루언서는 아니다. 아직 아이가 어린 탓에 엄마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인스타 활동으로 인기를 얻다보니 방송과 화보촬영 관련 일도 생기기 시작했다. 올해 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등 일상의 변화도 있었다. 하루 24시간의 시간은 주 대표에게 너무도 짧다. 아침에 일어나 스케줄을 체크하고, 계속 이어지는 업체와의 미팅. 인스타 활동을 매일 꾸준히 할 수 없어 아쉽다는 주 대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다보니 매일 인스타 업데이트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인스타 라이브 방송 등을 최소 매주 1회 이상 진행하며 팔로워들과 소통하며 아쉬움을 달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할 경우 한국과 시차가 있어 새벽 시간을 쪼개야 한다는 주 대표는 "CEO라는 직함은 어색하다"며 "인스타 활동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고, 평범한 주부로서 여성의 삶을 고민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녀는 현재 하고 있는 인스타와 블로그 활동 외에 유튜브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팔로워와 대화를 통해 이를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열정과 정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 SNS 시장"이라며 "어떻게 잘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무엇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주아민 아맹 대표의 SNS 관리 노하우

인플루언서에게 매일 게시글을 올리는 '꾸준함'은 최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업로드 게시물의 양이 많다고 팔로워들에게 영향력이 커진다고 볼 수는 없다. 게시글의 질이 중요하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히려 잘못된 정보들은 독이 될 수 있다. 소개하고 싶은 제품 등이 있다면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

공통 관심사로 연결된 팔로워들에게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적극적으로 소통을 나설 때 상대방들은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특히 사진과 영상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자신이 팔로워들 대신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는 대상자가 되고, 솔직한 감정을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 솔직한 감정 교류의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댓글 등을 통한 쌍방향 소통이 가장 좋다. 전문가로서의 느낌보다는 주부로서,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평범한 삶의 진정성을 콘텐츠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