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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인플루언서, 핫트렌드]'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사람들-⑩ '곰도리양' 유혜현 대표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8-11-23 08:32


인스타에서 곰도리양으로 활동 중인 메이래나 유혜현 대표.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콘텐츠 생산 방식이 바뀌고, 유통 성공 방정식이 바뀌었습니다. 소비자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공급자 주도형 상품은 시장에서 외면 받습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 등에서 많은 팔로워를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들이 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동대문의 작은 매대에서 시작한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이 삼고초려할 정도입니다.

SNS나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 히트 아이템도 이들 손을 거치면 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과감히 더하고 뺄 줄 아는 이들은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내면서, 업계에서'귀한 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대표적입니다. 김 대표는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에 4000억원을 받고 스타일난다를 매각했습니다만 로레알이 계속 최고경영자(CEO)를 맡길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은 이들 '핫' 인플루언서를 직접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보고, '핫' 트렌드도 따라가 봅니다.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사전에 받아 인터뷰에 담는 쌍방향 콘텐츠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류·화장품·다이어트약 등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개인 간 거래(C2C)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대로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유명인 즉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이 있다. 마케팅업계도 인플루언서가 가진 팔로워 그대로가 잠재적 고객이 되는 만큼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중 눈에 띄는 인플루언서가 쇼핑몰 '메이래나(MAYLAENA)'를 운영 중인 유혜현 곰양(곰도리양) 대표다. 파워 블로거 1세대이기도 한 유 대표는 이웃으로 인연을 맺은 네티즌과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에까지 10년 가까이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충성도 높은 팔로워 수가 4만명에 육박한다. 그녀의 가장 큰 무기는 신뢰. 가령 한 달 이상 테스트하지 않은 화장품은 소개하지 않고 있다. 유 대표로부터 '핫' 인플루언서로 우뚝 설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를 들어봤다.


화장품 좋아하던 대학생, 파워 블로거를 거쳐 인플루언서로 거듭나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유혜현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유독 화장품을 좋아했다. 그래서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화장품을 직구해 직접 써본 뒤 인터넷에 자신만의 리뷰를 올리곤 했다. 유 대표의 글을 읽은 네티즌들 중 구입 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고, 이미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노하우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유 대표가 본격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파는 계기를 맞은 때는 지난 2008년 첫째를 임신하면서부터다. 몸이 무거워져 외출이 자유롭지 않게 되자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게 바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그때부터 각종 육아정보를 블로그에 올렸는데 여기저기서 고품질의 포스팅이란 칭찬을 받았다. 피드백이 좋다보니 블로그를 하는 게 활력소가 됐다."

자녀 둘을 키우는 내내 유 대표는 부지런히 블로그를 운영했고, 그 결과 파워 블로거 1세대로 분류됐다.


그러다 인스타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3년 전부터 인스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부터 좋아하던 화장품의 사용 후기를 비롯해 맛집, 파티, 핫 플레이스 등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곰도리양 인스타의 팔로워 수는 3만9000여명인데 이들 중 상당수는 파워 블로거 시절 때부터 이웃으로 인연을 맺었던 네티즌들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인플루언서와 달리 유 대표는 SNS에서 서로 팔로우(Follow)를 신청하는 '맞팔'이 상대적으로 많다. 유 대표는 "상대적으로 인스타를 늦게 시작한 편이지만 가장 든든한 팔로워를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팔로워들과 10년 가까이 관계를 이어가다 보니 이름을 외우는 이들도 많다"며 웃었다.

함께한 시간이 오래다보니 유 대표에 대한 팔로워들의 신뢰도도 높다. 이는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이 점을 주목한다. 11번가 뷰티팀 신승엽 매니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으로 자기관리를 잘하는 모습이 매력이자 장점이다. 또, 여느 인플루언서들과는 달리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아닌 정말 좋아서 하는 것 같은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티몬 뷰티팀 양선영 MD는 "타고난 유전자와 본인의 철두철미한 관리로 뿜어지는 아름다운 외모가 모든 이의 시선을 압도적으로 사로잡는다. 외모 뿐만 아니라 인스타로 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또한 우아하고 품위가 넘쳐 많은 여자들이 계속 그녀의 모든 일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인플루언서 홍수시대, 한번은 걸러진다

학창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유 대표의 온라인 상거래 경력은 10년을 훌쩍 넘긴다. 지금까지 큰 불평, 불만 없이 거래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을 보면 분명 팔로워를 관리하는 그녀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 대표는 "팔로워들은 눈치가 빠르다. 너무 화려한 사진만 올리면 반감이 생길 수 있고, 너무 일상적인 모습은 재미없어 한다"며 "결국 그 중간인 '반감 없이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데리고 고급 호텔 수영장에 가는 것처럼 부모라는 공감과 호텔 수영장이라는 럭셔리가 결합된 그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과장을 하지 않고 제품을 설명하고 추천하는 것도 오랜 시간 팔로워들과 신뢰를 이어올 수 있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루언서로서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유 대표는 스스로를 '프로'라고 자신한다. 그러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각종 자격증을 따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유 대표가 인스타에서 주로 추천하는 제품은 전공이라 할 수 있는 화장품이다. 보통 일주일에 한 제품 정도를 추천하는데 철칙은 스스로 충분히 사용해 본다는 것. "제품별로 테스트 기간이 한 달 이상이다. 그러다보니 팔로워들이 어떤 질문을 해와도 자신 있게 답변이 가능하다." 여기에 화장품 관련 리뷰를 오랫동안 해오다보니 다른 제품과의 비교 설명까지 가능해 팔로워들의 이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승엽 매니저는 "허위, 과장광고가 아닌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직접 써보고 좋은 뷰티 제품만 판매하는게 장점이다"이라고 밝혔고, 양선영 MD는 "나만 알고 있을 것 같은 아이템인 다이어트 식품, 건강 기능 식품, 기능성 화장품으로 많은 여성들의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는 상품 소싱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업계 전문가와 많은 팔로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만 유 대표는 인플루언서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홍수시대'라 할 정도로 그 수가 급증하다보니, 최근 피해 관련 뉴스가 심심치 않게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 업계에서도 한 번은 정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블로그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너도나도 주먹구구식으로 판매를 했다. 하지만 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행 등을 하지 않았던 블로그는 대부분 사라졌다. 인플루언서도 이런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본다. 인성이 안 받쳐주거나 누구나 파는 것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이미 파워 블로거로서 이 시기를 겪은 유 대표는 인플루언서로도 살아남기 위해 차분히 준비 중이다. 누구나 파는 것은 자신의 인스타에서 올리지 않을 생각인 동시에 차별화를 위해 블로그를 동시에 운영 중이다. 블로그는 사진과 단문만 올리는 인스타와 달리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오랜 블로그 생활을 통해 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인스타에서 다 하지 못한 설명을 블로그에서 자세히 풀어내니까 매출도 훨씬 많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대표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제품 시연 영상 콘텐츠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팔로워가 묻고 인플루언서가 답했다.

-어쩜 그리 얼굴에 광이 날까요? 피부 관리 비법 알려주세요.(hyijin7059)

사실 나도 예전에는 피부가 안 좋았다. 매일매일 피부를 잘 관찰하고 잘 관리 해주는 게 중요하다.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스트레스 관리법이 있나요?(hanaleeya)

스트레스, 특히 육아 스트레스는 관리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저 주위에 공기가 있듯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나마 독서를 하며 나를 다잡았던 것 같다.

-사진을 보면 몸매가 너무 예쁜데 계속 다이어트와 싸우고 있나요?(ag0114)

둘째를 낳고 몸무게가 80㎏까지 올라갔다. 이후 죽어라 빼서 46㎏이 됐지만 그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더라. 그래서 요즘은 탄수화물도 섭취하며 적당히 타협한다. 그나마 주 2회 정도 운동은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돈독 올랐냐. 뭘 그리 팔아대냐'는 악플에 대해 '저 생갭다 돈 많아요. 진짜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답을 한 것을 봤다. 실제로 돈이 많나?(sisi dochimom)

돈이 많고적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난 궁핍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살 정도의 돈은 가졌다. 하하. 그런 의미에서 돈이 많다고 답을 달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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