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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 방북 한 달…대북사업 추진 움직임 없어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10-17 15:05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이 대북사업에 대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를 제외한 그룹 총수들이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 대북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프라 부족, 수익성 부담 등 리스크가 많아 현실적으로 사업을 구체화할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각 그룹은 일단 내부적으로 대북사업에 대한 기획 등의 검토 작업만 진행하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 적절히 대처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현재 대북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이나 구체적인 사업 검토 등을 공식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 4대 그룹이 남북경협과 관련해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는 '공식적인' 이유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대북사업 리스크다.

과거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중단 등 대북사업 리스크를 학습했던 만큼 섣불리 대북 사업을 추진할 경우 섣불리 대북사업을 추진하다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이 이뤄질 경우 사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경제가 아닌 국내외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변수가 너무도 많다"며 "언제든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부담감을 안고 가기에는 부담 비용도 커 대기업이라고 해도 사업 추진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선 정부의 압박감에 성과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는 무시할 수 없다"며 "정치적 상황이 안정세를 보인다고 해도 제품 생산 등에 필요한 기반 시설과 전력 수급 등이 턱없이 부족한 북한의 상황 등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대기업을 상대로 대북사업에 적극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정부 측은 지난달 방북 전 그룹 총수들에게 "경협사업과 관련해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변수는 있다. 대기업 입장에선 인건비가 저렴하고, 지리적 특수성을 활용해 물류 유통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기대의 땅이다. 자연스럽게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따른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및 긍정적 기업 이미지 확보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정부가 대북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경우 대기업 입장에선 모르쇠로 일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방북 명단에 그룹 총수를 포함 했던 것은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대북사업에 대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수익보다는 손실을 최소화 하는 데 목적을 두고 각 그룹마다 사업 기획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 작업은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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