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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이모씨는 10년 전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유방암 절제수술 후 4회의 항암화학치료 및 5년간 항호르몬요법을 받았다. 이후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았지만, 치료 후 5년이 지나자 별다른 증상도 없어 완치됐다고 생각했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술 받았던 반대쪽 가슴에 멍물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고, 조직검사 결과 암 세포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매년 한 번씩 받던 검진을 소홀히 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모씨의 사례처럼 유방암은 5년이 지나도 재발률이 높은 암이다. 유방암이 재발하는 경우는 대부분 5년 이내지만, 일부 유방암의 경우 10년 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 10년 후 재발 가능성도 25%에 달한다. 따라서, 유방암은 치료 후 5년이 지나도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번 유방암에 걸린 환자는 반대편 유방 등에 2차적인 추가 암이 발병할 위험이 유방암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또, 유방 림프절과 뇌, 뼈, 폐, 간 등으로 전이돼 재발할 수도 있다.
유방암 치료를 마친 후 5년간은 4~6개월에 한 번 유방촬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 후 5년이 지나면 1년에 한 번 정도 주치의를 방문하고, 필요에 따라 관련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35세 미만의 매우 젊은 여성들의 유방암 유병율이 서구에 비해 높다. 한국 유방암의 특징적 현상이다. 평균 발생 연령도 서구보다 젊은 40~50대에 70~80% 환자가 집중돼 있다. 즉, 폐경 전 여성의 발생비율이 매우 높은 것이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금주 및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신체활동, 과도한 여성호르몬 노출을 피하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예방책이 없어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유방암 기본검진을 40세부터 권장한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그 외 유방암 고위험군은 그 전에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가 직접 가슴을 만져서 이상이 느껴지거나, 눈으로 봤을 때 모양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환자가 느낄 정도면 보통 암 크기가 1㎝ 이상이다.
유방암 검진은 임상의사의 촉진과 유방촬영술로 이뤄진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에게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부터 유방암 검진을 시행해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 및 조기 진단의 효과를 확인했다. 그로 인해 유방암 사망률이 15~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의 유방암 검진 방법은 크게 엑스레이를 이용하는 유방촬영술과 고해상도 초음파 기기를 이용하는 유방초음파 검사가 있다. 두 검사는 상호보완적으로 유방촬영술은 석회화를 발견하는데 유용하며, 초음파는 종괴를 발견하는데 유용하다.
많은 여성들이 유방촬영술 시의 통증 때문에 초음파만 시행하는 검진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석회화를 놓칠 수 있다.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기적인 여성과 검진을 받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합한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채병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