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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치아 목 부분이 패이는 것은 잘못된 칫솔질 때문 아냐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8-06-13 16:13


치아의 목 부분이 깊게 패여서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잘못된 양치질 때문에 치아가 패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옆으로 양치질하는 힘에 의해 치아가 닳는다는 생각은 현재는 대체로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 엄청난 힘으로 칫솔을 일주일도 못쓸 정도로 옆으로 빡빡 닦는 것이 아니라면 잘못된 칫솔질로 치아의 목 부분만 깊게 패이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치의학계에서도 1990년대 이후로는 잘못된 칫솔질이 아닌 주로 편중된 교합력에 의해 치아가 패인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를 굴곡 파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굴곡 파절은 왜 생길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음식을 먹을 때의 교합력의 방향과 관련돼 있다. 음식을 먹을 때 치아는 우측이나 좌측 중 한쪽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을 때 치아가 과도하게 측방으로 힘을 받는다면 치아의 휨 현상이 생기게 되고 치아가 휘는 것이 반복되면 치아의 가장 약한 부분인 치아의 목 부분의 법랑질이 떨어져나가면서 점점 깊게 패이게 된다. 치아가 패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치아가 몹시 시리거나 잇몸이 붓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야간 이갈이나 지나치게 이를 악무는 습관과 관련돼 있다. 이갈이나 악물기 등의 습관으로 지나친 교합력이 치아에 가해지면 치아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치아의 씹는 면이 닳거나 깨지거나 앞의 경우처럼 치아의 목 부분이 깨져나가면서 패이게 된다. 씹는 근육인 교근이 발달된 남성의 경우 특히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위에 설명한 원인들로 인해 생긴 굴곡 파절은 패인 부분에 레진 등의 충전물을 붙이는 결과에 대한 치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한 파악과 치료 등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교합력 방향과 관련된 경우는 송곳니가 치아를 보호하는 적절한 역할을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송곳니는 치아 중에서 뿌리가 가장 길고 가장 오래 살아남는 치아로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턱이 앞뒤로 혹은 좌우로 이동시에 송곳니는 앞니 혹은 작은 어금니나 큰 어금니 등이 무리하게 측방으로 닿지 않으면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부정 교합이나 어떤 원인으로 자신의 역할을 못하게 되면 앞니 혹은 작은 어금니나 큰 어금니 등이 심하게 측방으로 힘을 받게 되면서 목 부분이 패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단순히 패인 부분만을 레진으로 붙여주는 것보다는 원인이 되는 것을 치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과에서 비교적 쉽게 행할 수 있는 것으로서는 측방으로 지나치게 힘을 받는 치아의 교합을 미세하게 조정해주어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것으로 부족하다면 송곳니에 레진을 붙여서 송곳니가 자신의 역할인 앞니나 어금니를 보호하는 역할을 회복하도록 해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둘 다 미세한 양의 수정에 의해 송곳니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지만 위 아래 송곳니의 간격이 너무 커서 쉽게 조정이 어려운 경우 보철을 하거나 교정 전문의에게 교정을 의뢰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갈이나 악무는 습관 때문인 경우 밤에 이갈이를 막기 위해 스플린트를 만들거나 악무는 힘과 관련된 근육인 교근에 보톡스 주사를 놓아 근육의 힘을 줄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같이 굴곡 파절은 패인 부분을 레진 등으로 충전하는 것으로 치료를 끝내지 말고 그 원인을 찾아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만 그 진행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전한 레진 등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환자 자신도 지나치게 딱딱하고 거친 음식의 섭취를 피하고 무의식 중에 행하는 이 악물기 습관 등을 의식적으로 고쳐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결과를 치료하는 것보다 원인을 알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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