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는 '치아 크랙'(Crack)이 어금니에 가장 많이 생기고, 가장 잘 발생하는 연령대가 5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랙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아 뿌리까지 손상돼 발치해야 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보존과 양성은·김신영 교수팀이 2011년 7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내원환자 중 182개의 금이 간 치아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대구치(어금니)에 금이 가장 많이 생겼고, 하악 제2대구치(25.3%), 하악 제1대구치(22.5%), 상악 제1대구치(22.0%), 상악 제2대구치(17.6%)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50~59세에서 금이 간 치아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 남녀 간 차이는 없었다.
수복물(때우거나 씌운 치아)이 없는 자연치에서 37.9%의 빈도로 높게 나타났고, 수복물이 있는 경우에서는 비접착재료인 '금'에서 26.9%로 높게 발견됐다.
182개의 금이 간 치아 중 103개(56.6%)에서 3mm 이내의 치주낭(잇몸과 치아 사이의 틈) 깊이를 보였고, 40개(22%)의 치아에서 4~6mm, 39개(21.4%)의 치아에서 7mm 이상의 치주낭 깊이를 보였다. 치주염이 생기면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뼈 즉 치조골이 파괴되면서 치아 뿌리와 잇몸이 분리되어 틈이 생기는데, 이 틈에 생긴 주머니를 치주낭이라 한다.
김신영 교수(교신저자)는 "치아 크랙 주변의 치주낭 깊이가 4mm 이상일 때는 이미 크랙이 치근부 및 치아 내부로 진행됐음을 의미하고 치아 신경이 괴사될 가능성이 높다"며 "치아 크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씹을 때 한 쪽 치아만 많이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얼음 등 딱딱한 음식을 씹어서 치아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랙은 우리 인체의 다른 구조와는 달리 스스로 치유되지 않고, 뼈와 달리 다시 붙지 않기 때문에 환자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크랙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양성은 교수(제1저자)는 "나이가 들면 치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아질의 피로저항도가 감소하고 치아 내 수분의 양이 줄어 크랙이 잘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치아를 소실할 수도 있으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스프링거 네이쳐의 자매지 BMC oral health 11월호에 게재됐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