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 모씨는 겨울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을 놀러갔다가 뒤에서 직활강하며 내려오던 스키어와 부딪혀 한 달 째 병원을 다니고 있다. 상대방의 잘못이니 당연히 보상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가해자인 스키어가 뻔뻔하게도 잘못을 발뺌하고 있는 상황. 상대방의 잘못을 증명할 수 없었던 박 모씨는 결국 자비로 진료를 받고 있다.
첫째. 사고 발생 시 사고 당사자와 목격자 신원 확보가 최우선이다.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게 되는 만큼 당사자가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당사자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사고 당시 주변 목격자를 찾으면 정확한 사고 상황을 확인 할 수 있다.
둘째. 사고 당시의 증거 사진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장의 CCTV는 사각지대가 많아 사고 당시 영상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고 발생 위치와 방향, 사고의 정도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사진을 남기고, 장비 파손 여부도 현장에서 확인하도록 한다.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해 촬영하며 스키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패트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려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사고 직후, 섣불리 몸을 움직이면 더욱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주변의 패트롤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패트롤이 보이지 않을 경우 스키장 곳곳에 적혀있는 비상 전화번호로 연락, 슬로프 구역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넷째. 패트롤과 함께 슬로프를 내려오면, 곧장 의무실로 가서 사고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한다. 사고 경위서는 추후 사고에 대한 분쟁 발생시 중요한 근거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육하원칙에 맞춰 정확하고 상세히 작성한다. 상대방의 연락처 등 자세한 신원을 확인해 남겨놓고, 상대방의 경위서에 서명하기 전 사실과 다른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도록 한다.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그냥 넘기지 않고 반드시 당사자의 연락처를 교환하도록 한다. 스키장에서의 충돌사고는 교통사고와 같다. 사고 당시에는 괜찮더라도 다음날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도록 연락처를 확보해놓는 것이 좋다. 연락처를 교환할 때에는 곧바로 직접 전화를 걸어 당사자의 번호임을 확인한다.
다섯째. 상대방이 스키보험을 가입해 놓지 않은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이후에는 보험사와 연락해 사건을 해결 할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연락처를 받더라도 무용지물이 되므로, 스키 보험 여부를 확인해 상황에 따라 대처 할 수 있도록 한다.
지산리조트 패트롤팀 김진한 대장은 "사고로 인해 분쟁 발생시, 사고 경위서의 내용은 과실비율 책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며 "패트롤이 기록한 사고기록은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받아들여지므로, 사고가 나면 반드시 패트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