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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대미를 장식할 경륜 그랑프리 결승이 31일, 일요일 15경주로 펼쳐진다. 이번 그랑프리 결승은 파죽지세의 수도권 팀과 절치부심의 창원, 김해팀 간 자존심 대결로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속전속결 수도권팀
그렇다면 수도권팀의 작전은 무엇일까? 올해 펼쳐진 대상 경주의 흐름을 본다면 일단 막강 선행력을 보유한 박병하의 선공에 나머지 선수들이 뒤를 견제하는 패턴의 작전이 예상된다. 신은섭이나 정하늘이 빠른 스타트로 초반 선두를 장악한 후 빠른 전개를 통해 속전속결로 경주를 마무리 짓는 것이 수도권 팀의 작전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최근 대상 경주에서 한 바퀴 선행 승부를 통해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박병하의 선행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작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수도권 팀의 의도대로 작전을 순조롭게 전개한다면 박병하나 정하늘의 선행을 이용할 정종진의 젖히기나 추입 우승이 유력해 보인다.
일단 강한 선행형 거포가 없는 경상권팀의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작전이 될 수 있겠다. 랭킹 2위에 올라있는 21기 성낙송은 변칙적인 승부에 능해 정종진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선수다. 실제로 상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왕중왕전에서도 성낙송은 경상권의 협공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1,2코너 지점에서 내선을 파고든 후 정하늘의 후미를 확보하는 라인 전환을 통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정종진은 박용범과 성낙송에게 연속으로 견제를 당하며 외선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더욱이 성낙송 본인이 각질상 한바퀴 선행 승부를 통해서는 우승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무모한 긴 거리 승부를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왕중왕전의 사례처럼 실제로 성낙송은 큰 경기에서 후미에서 기습 젖히기 승부에 나서거나 상대 진영의 중간 대열을 자르고 들어간 후 추입에 나서는 등 변칙적인 작전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많다. 그랑프리 결승 진출자 사전 인터뷰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작전으로 수도권의 중심에서 경기를 이끌 자력형인 박병하나 정하늘의 후미를 노린 후 역전에 나서는 작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종진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박용범 역시 "경상권이 체력적인 부분에서 밀리고 있어 입상을 위해서는 각자 살길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경주 초반 줄서기에서 작전을 구상하며 타종 전후에 중간 대열을 자르거나 정종진의 후미를 확보한 후 추입에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만약 경상권의 협공이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면 최근 자력 승부 의지를 높이고 있는 이현구가 선봉에 나서고 이를 활용해 성낙송이 젖히기 승부를 통해 승기를 잡는 작전이 유력해 보인다. 견제가 뛰어난 박용범이 후방에서 치고 나올 수도권 선수들만 완벽하게 견제한다면 경상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정종진이 포진한 수도권 팀의 완승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종진의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성낙송과 박용범이 집요하게 정종진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진다면 이들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단일팀으로 출전하고 있는 정하늘, 신은섭의 동서울팀의 변칙적인 작전도 변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설팀장은 "박병하와 정종진의 협공을 차단하기 위해 경상권이 정종진만을 공격하는 사이, 기습으로 내선을 선점할 동서울팀에게 깜짝 배당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변을 노릴 경우, 신은섭이나 정하늘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