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오십 다섯 번째 주인공은 K-뷰티를 이끄는 토탈뷰티살롱 이가자 헤어비스 청담점의 강연서 원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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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정도 됐어요. 초반에는 연예인 스태프 생활도 했었는데, 웨딩이 유망한 산업이라 웨딩 전문으로 자리를 잡았죠. 연예인 메이크업은 워낙 예쁜 얼굴에 색을 더 하는 느낌 정도였다면, 웨딩 메이크업은 완벽한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이라 뿌듯함이 더 컸어요. 그리소 사실 연예인 메이크업을 하게 되면 출장이 많아져서 웨딩을 하기 힘들어지기도 하고요. 한우물만 파게 됐죠.
네, 그래서 메이크업으로 진로 변경을 했을 때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메이크업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인식이 크지 않았고 '돈 못벌지 않겠냐' 이런 우려도 컸던 때라서요. 하지만 사촌언니가 메이크업 가방을 들고 학원을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된 학생시절, 화구를 갖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학교에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어요. 자격증이란 자격증도 다 땄죠. 네일, 메이크업, 헤어 등등(웃음). 얼른 일을 하고 싶었어요.
-막상 직업으로 삼고 보니 힘든 점도 있었을텐데요.
그렇죠. 어려서 가능했어요. 한달 내내 밤샘 작업을 한 적도 많았는데, 젊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지금은 하루만 밤새도 코피 쏟는데요, 뭐(웃음).
-13년 경력 중 웨딩 메이크업을 하신지는 얼마나 됐나요.
8년째에요. 웨딩은 정말 재미있어요. 신랑 신부님 마다 스토리가 다 있어요. 각자의 슬픔과 기쁨이 있으니 기억에 오래 남아요.
- 엄청나게 많은 수의 웨딩 메이크업을 하셨을텐데, 기억에 남는다고요.
아무래도 강렬한 에피소드를 가진 신랑 신부님들은 더 기억에 남고요. 또 결혼 때의 만족스러움 탓에 만삭, 100일, 돌 촬영 때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기억에 오래 남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 얼굴을 만지다 보니까, 성함 직업은 잊어도 얼굴을 다시 보게 되면 기억에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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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영향 때문에 중국, 홍콩 등 특히 중화권에서 많이 오세요. 그 나라 문화가 해외 로케 촬영을 하는 분들이 많고, 야외 촬영을 선호하더라고요. 저희 브랜드 자체가 2001년 중국 진출을 했고 중국 내에 22개 점포가 있다 보니까 중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요. 브랜드를 믿고 와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K뷰티의 활성화 때문에 정말 많이 오세요. 또 요즘에는 베트남에서도 일부 상류층들이 한국 웨딩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시고요.
-외국 분들은 본식을 위해 오는 것은 아닐테고요. 웨딩 화보 촬영을 주로 하는 건가요.
그렇죠. 한국 관광 패키지 안에 웨딩 촬영이 들어있는 상품들이 있어요. 특히 봄 가을에 많이 오시고, 브라이덜 샤워와 한국 클럽 문화 경험까지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외국 분들은 주로 한류스타들의 사진을 들고와 '이대로 해주세요'라고 주문하나요.
처음에는 그랬어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연예인 사진, 전지현 씨 수지 씨 사진들을 많이 가져오셨어요. 그런데 점점 본인만의 스타일이 생기는 단계인 것 같아요. 현지에서 K-뷰티 프로그램도 많이 생겨 본인들이 직접 따라 해보신 분들도 많으시고요. 물론 믿고 맡기시는 분들도 많고요.
-다른 분야에서는 처음에는 한국 스태프들을 선호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중국 스태프들이 한국의 기술을 습득해 자기화 시키는데 능한데, 뷰티는 여전히 한국 스태프의 프리미엄이 있는 듯 하네요.
네 맞아요. 아직은 한국 스태프의 기술을 못 따라오시는지 초기에 많이들 배우기도 하셨는데, 여전히 한국 스태프들이 직접 하는 걸 더 선호하는 추세에요. 이가자의 경우, 베이징 올림픽 행사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고 매년 4회 가량 중국에 방문해 뷰티쇼를 개최하기도 하죠.
-강 원장님의 웨딩 메이크업 철학은 무엇인가요.
일단은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주의에요. 요즘은 스몰웨딩이 유행이라 '내추럴하게 해주세요'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는데, 웨딩 드레스가 워낙에 화사한 의상이라 진짜 내추럴하게 해드리면 큰일 나요. 다시 여쭤보면 내추럴하면서 화사하게 예쁜 타입을 원하신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리고 저희는 기본적으로 웨딩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만큼 충분한 컨설팅을 한 다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드리려고 늘 노력합니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K-뷰티의 인기 원인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한국 드라마가 큰 영향을 미쳤어요. 드라마 속 배우들의 수수하고 은은한 화장에 센 메이크업에 길들여져 있던 외국분들이 열광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중국 역시도 메이크업이 너무 세요. 색조가 과하고 색감도 원색을 많이 사용 하죠. 그 분들이 봤을 때 드라마 속 전지현 씨의 모습은 센세이션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물론 웨딩 메이크업은 달라요. 좀 더 진하고 예뻐야 하죠. 대신 색감 자체를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잡아드리고 있어요.
-메이크업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면요.
스튜디오 촬영 외에 본식 때 오시는 고객님들을 볼 때는 너무나 행복해요 .결혼이라는 시작점에 함께 있는 거잖아요. 신랑 신부가 서로 바라보는 눈빛도 사랑스럽고, 신행에 들떠 있는 모습에 같이 설레기도 해요. 첫 시작을 같이 했다는 느낌이라 저 역시 따듯해져요. 어머님들이 오셔서 '원장님, 복받으실 거예요'라는 말씀도 많이 해주실 정도로, 그 날은 특별한 것 같아요. 저의 손을 거쳐간 모든 신랑 신부님들이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더해 중화권 신부들 메이크업 이후에는 또 다른 감정도 생길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좀 다른 톤의 메이크업을 하시던 분들이잖아요. 세련된 느낌이 덧입혀진 분위기가 생기면 희열까지 느껴져요. 저희 스타일로 메이크업을 하시고 드레스까지 입고 나면 저까지 막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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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인은 꼭 빼먹지 않으셔야 하고요. 마스카라도 필수죠. 요즘 유행하는 마른 장미 컬러의 그라데이션 립까지 더하면 화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답니다.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2018년도 메이크업 트렌드는 뭔가요.
올해는 자연스러움이 키워드였어요. 물광 피부에 눈매도 강하지 않은 메이크업이 유행이었는데 2018년도에는 색감이 조금은 진해질 것 같아요. 입술이나 눈매에 포인트가 들어가는 메이크업이 트렌드가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스테디한 코럴/오렌지/핑크도 선호하시겠죠. 메이크업의 트렌드 역시 늘 빠르게 바뀌어요. 저는 메이크업을 시작할 때부터 스스로에게 '안주하지 말자. 늘 트렌드에 뒤쳐지지 말자'라고 말해왔어요. 지금도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색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또 서비스 업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림을 그리며 풀곤 해요.
-워낙 많은 신부들의 메이크업을 하셨다보니, 이제 사람 얼굴만 보면 어떤 스타일의 메이크업이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맞아요. 고객님들과 첫 인사를 나누자마자 여기를 이렇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확 생겨요. 컨설팅을 거쳐 고객님이 원하는 취향을 반영해서 만들어 드리죠.
-끝으로 신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표현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웨딩은 아주 오래 전부터 꿈꾸던 순간이잖아요.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세요. 간혹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냥 여성스러움/귀여움/세련됨 이렇게 무드를 나눠주시는 게 큰 도움이 돼요. 처음에는 다들 내추럴하게 해주세요 라고 주문을 하시는데, 스튜디오 촬영 때 메이크업을 해보신 분들은 본식 때 다시 오셔서 '촬영날 처럼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웨딩 만큼은 내추럴함보다는 연예인들처럼 화사하게 메이크업을 해야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웨딩 메이크업은 내 얼굴의 결점을 보완해 코나 눈이 두 세배 높아지고 커질 수 있는 성형 메이크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드리고 있답니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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