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X(텐)의 국내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녹색 세로줄·스피커 잡음 등 품질 문제 불거져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는 글로벌 시장에서 녹색 세로줄'과 '스피커 잡음'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매체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X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액정에서 녹색 세로줄 현상이 발생한다', '오디오 볼륨을 최대로 설정했을 때 수화기 부분 스피커에서 잡음이 난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녹색 세로줄 현상은 용량이나 색상 구분 없이 미국, 캐나다, 폴란드, 호주 등 산발적으로 발생했으며, 스피커 잡음 문제도 비슷했다.
애플이 아이폰X의 최대 장점으로 내세운 페이스ID의 보안이 허술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애플은 '페이스ID'가 3만여 개의 지점을 인식해 윤곽까지 구별하기 때문에 해커가 잠금 기능을 무력화 시킬 확률은 100만분의 1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보안회사 비카프를 통해 이용자의 얼굴을 특수가면 형태로 복제해 페이스 ID 잠금장치를 해체하는 영상이 공개됐고, 일란성 쌍둥이나 가족 중 한명의 안면인식에 해제 되는 등 보안 수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8 시리즈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문제가 논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최신 제품인 아이폰X의 품질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예약구매 고객보다는 출시 이후 제품을 확인한 뒤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플이 각종 문제에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점, 국내에서 아이폰 AS가 까다롭다는 점 등이 흥행 여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24일 출시…미국·일본·홍콩보다 20만~30만원 비싸
이런 논란 속에서 아이폰X는 오는 24일 국내에 출시된다. 출시 모델은 64GB 256GB이며 국내 판매가는 각각 142만원, 163만원이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됐던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최고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혔던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8의 64GB 109만4500원, 256GB 125만4000원보다 40만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갤노트8 출시 전 심리적 마지노선인 소비자 실구입가 100만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국내 출고가 결정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판매량과 소비자의 부담 등을 고려한 결과였다.
그런데 애플은 아이폰X의 출고가 결정시 국내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 7일 국내 판매가격과 출시 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국내에 제품을 유통시키기 전 이동통신사들과 가격·출시일을 협의한다. 국내의 경우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이 유통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애플이 협의 과정에서 가격 인하 요구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는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과 아시아권인 일본·홍콩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64GB 모델의 경우 미국 출고가는 999달러(약 111만8500원), 일본은 11만2800엔(약 111만3900원), 홍콩은 8588홍콩달러(약 124만45000원)로 구입시 부가가치세를 포함시킨다고 해도 국내보다 20만원 가량 저렴하다.
애플은 그동안 국내에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할 때 미국이나 일본, 홍콩 등에 비해 5만~10만원 가량 높게 책정해왔다. 여기에 비하면 아이폰X의 가격은 비교 대상국들에 비해 현저히 비싼 판매금액이다.
애플은 국내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애플의 고가 판매 정책은 어느 정도 예견 됐던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경우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가격경쟁에 나설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애플 입장에선 이통사가 스마트폰을 매입해 통신상품과 판매하는 국내 스마트폰 판매 구조상 문제가 가격을 키웠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프리미엄 폰에 대한 국내 수요층이 많다는 특수성에 더욱 주목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 밖에 되지 않아 애플이 국내 시장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등을 종합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이 일본이나 미국 등보다 높을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기존 5만~10만원보다 2~3배 가량 많은 20만~30만원 이상 비쌀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애플은 한국 시장과 비슷한 환경인 인도에서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 아이폰X 등 세 가지 모델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1년 뒤 제품을 반납하면 구입비 70%를 돌려주는 '아이폰 바이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지 통신사를 통해 특정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고가 판매 등 애플의 배짱 영업에 공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X가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비슷한 사양의 경쟁 모델인 갤노트8보다도 20만원 이상 비싸고, 국내 광고비를 통신사에 떠넘기는 등의 배짱 영업 등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아이폰X의 흥행에 걸림 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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