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전국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조186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이고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것. 지난해 7월 말 16조6920억원이었던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불과 1년 사이에 3조4944억원(20.9%) 급증했고, 2011년 12월 말(10조1819억원)에 비해 5년 7개월 만에 2배로 불어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516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1060억원)의 63%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들어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6월 1397억원 줄었던 가계대출은 7월 3846억원 늘면서 지난 2월(5041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8월 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증가액이 7월과 비슷한 규모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발표한 '8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서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신용대출 중심으로 약 4000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하반기 들어 7∼8월 두달 동안 8000억원 정도 급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8·2 부동산 대책' 등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 가계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전체 가계부채(약 1400조원)의 1.4%에 불과하지만,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저축은행은 금리가 높아 가계의 상환 부담이 크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15.23%(신규취급액 기준)로 예금은행(3.46%)의 4.4배 수준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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