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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우리 동네 상권] 핫 스팟-핫 플레이스 ②강남 '고속터미널역'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7-09-13 08:03


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고속터미널역 주변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고투몰 등 지하상가로 대표되는 서울시내 '대형상권' 중 하나다. 고속터미널을 이용하는 유동인구 또한 많은 데다 높은 소비력을 가진 주변 거주자들로 인해, 다양한 유통업체들의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최근 고속터미널역 주변 상권은 '유행을 선도하는' 백화점부터 '재래시장'격인 지하상가까지 최근 새롭게 단장하면서 고객층을 확장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트리플 역세권+터미널 '종합 상권'

고속터미널역 상권의 가장 큰 강점은 '입지'다. 접근성에 따른 '집객력'은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3·7·9호선 '트리플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0만명에 육박한다. 강남역에 이어 유동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지하철역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고속터미널은 물론, 일반버스와 공항버스 등 약 30여개 버스노선이 통과해 상권 전체의 유동인구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속터미널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에 국내 최대 규모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뉴코아아울렛, 고투몰 등을 중심으로 '매머드급 쇼핑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고속터미널역 반경 500m 내 점포수는 총 2200개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고속터미널 경부선의 혼수상가와 꽃 도매상가에는 '충성도 높은' 중장년층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엔터식스' 등에는 젊은 고객들이 새롭게 유입돼 전 연령을 아우르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또한 고투몰 등 지하 쇼핑몰을 가운데 놓고 신세계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이 불과 500m 정도 사이를 두고 있어,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울렛·보세 의류 쇼핑을 하루에 모두 할 수 있다.

배후입지는 기본적으로 술집 등이 거의 없는 주택가다. 고속터미널역 주변 반포동·잠원동 일대는 최근 아파트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로 화제가 된 신반포센트럴자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변 지가가 서울 시내 최고 수준이라 임대료도 높은 편이다. 주변 거주자들이 소득이 높은 전문직 등이 많은 만큼 구매력도 좋은 편이다. 또한 도보로 멀지 않은 거리에 한강시민공원과 몽마르뜨공원 등이 위치해 쇼핑은 물론 산책 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단위 쇼핑객들이 많기도 하다.


 ◇'파미에스테이션'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리뉴얼 러시로 '새옷'…고객층 확대


최근 수년간 고속터미널역 상권은 새 단장이 이어졌다. 고속터미널역은 지난 2012년 재개장한 고투몰에 이어 2015년 뉴코아아울렛,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확장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최근 패션쇼핑몰 엔터식스, 대형 다이소와 노브랜드 단독숍까지 들어서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파미에스테이션 등을 중심으로 약점으로 지적되던 F&B(식음료)가 강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식당은 물론 유명 맛집들이 속속 입점하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러한 상권 변화에 도화선이 된 것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8월 리뉴얼 오픈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대 규모로 재탄생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리뉴얼 오픈 1년을 맞아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주력 상권인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및 지방고객 매출비중은 48.9%로 절반에 달했고, 이중 수도권을 제외한 순수 지방고객 매출은 전체 매출 중 25.2%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에 비해 늘어난 수치로, '그냥 지나쳐갔던' 고객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에는 구매력이 뛰어난 40대 이상 강남 거주 고객이 많았지만, 리뉴얼 개점 이후 20~30대 고객이 늘면서 고객층이 한층 젊어졌다는 것. 연령별로 봐도 20대의 신장률이 23.9%를 기록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늘었고 30대가 22%로 그 뒤를 이었다. 구매고객수 역시 20대가 21.7% 신장하며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방고객은 물론 젊은 층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최단기 매출 2조원 매장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의 효과는 주변 상권으로도 이어져 올해 초 고속터미널 환승역에 오픈한 엔터식스는 물론, 고투몰과 '저가 마케팅'의 대명사인 다이소·노브랜드 단독숍 등에도 젊은 층의 발길이 늘고 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평가다.

거대한 땅 속 쇼핑타운…'지하경제'가 떴다?

고속터미널역 상권은 '지하쇼핑몰' 천하다. 고투몰 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죽어있던 상권을 살려냈다'고 자부하는 식당가 파미에스테이션과,요지에 마련된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 파미에스트리트 등도 '새로운 지하쇼핑몰'에 한몫을 했다. 최근 오픈한 다이소와 노브랜드, 엔터식스도 모두 지하에 위치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현재 고속터미널의 상권은 지하가 압도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심축을 이루는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는 몇 안 되는 지하상가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2년 '고투몰'이라는 이름으로 리뉴얼 오픈해 620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고투몰의 기본 아이템은 전체 6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다. 의류·화장품을 비롯, 그릇 등과 시계·액자 등 인테리어 용품 및 생화·조화 등을 취급하는 꽃집들이 줄지어 있다. 최근 '김영란법'으로 타격을 받은 꽃집 일부가 업종 변경을 하긴 했지만, 지하상가 양쪽 끝에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등 먹을거리들이 강화되고, 쇼핑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마사지숍·네일숍 등이 들어서면서 '전천후 쇼핑몰'로 거듭나고 있다. 고투몰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에 위탁해 관리·운영하고 있는데, 매년 감정평가를 거쳐 책정되는 임대료는 현재 3.3㎡당 3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선종필 대표는 "지하상가는 인테리어 업종의 경우 단골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부분은 1회성 고객과 단골이 혼재돼 있다"면서, "특히 지하상가도 입지나 업종에 따라 폐점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동적인 상권 성격을 잘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패션스퀘어를 표방한 엔터식스는 몰인몰(Mall in Mall) 형태로 운영하며, 엔터식스에서 직접 입점 관리를 하고 있다.

'만점 상권'으로 거듭나려면…

편리한 접근성으로 인한 유동인구와 구매력 큰 주변 입지임에도, 고속터미널역 상권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불황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지난 7월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에서 지난해 고속터미널역 주변 상점에서의 카드 사용액이 3% 줄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 때문에 합리적 가격의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노브랜드와 다이소가 주목받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한 땅값이 비싼 강남에 위치해 초기 투자금이 만만치 않다. 선종필 대표는 "고속터미널역의 경우 백화점 등이 트렌드를 이끌고 도심에 직접 진입하는 터미널의 집객력이 받쳐주는 상권이지만, 서민들이 진입하기에 자금 문제가 가볍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인근 부동산 등에 따르면, 고속터미널역과 인접한 대로변 반포쇼핑타운 1층 기준 49.5㎡(15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고속터미널역 상권의 약점을 아이러니하게도 교통혼잡으로 꼽고 있기도 하다. 3개 지하철 노선이 집중된 반면, 가족단위 쇼핑객들의 발길을 붙잡기에는 도로·주차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것. 특히 주말 쇼핑객들의 '얌체 주차'로 주변 아파트들이 몸살을 앓아 차단시설을 강화하기도 했다. 또한 경부선 상가의 노후화로 인해 개발 관련 이슈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한편 고투몰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히트 이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타이틀로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들이 몰렸지만, 역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그러나 내년 개장이 유력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이 센트럴시티에 오픈하면, 다시금 외국인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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