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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에서 젖히기 전법은 강자임을 증명하는 전법이라 할 수 있다. 젖히기는 앞에 있는 선수와 이들의 후미를 뒤쫓는 마크선수를 날쌔게 젖히는 기술로 짜릿한 승리의 비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젖히기는 경륜의 꽃이자 백미로 꼽힌다.
젖히기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선수들은 변칙 전략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8월27일 창원 우수급 결승에선 선행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성광이 창원 대상 챔피언인 권정국, 특선급 출신인 윤현준을 상대로 젖히기로 맞불을 놓는데 성공해 쌍승식 49.1배라는 고배당을 낳았다. 또한 광명 33회차 선발급에선 엄지용이, 우수급에선 권성오가 호쾌한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각각 91.0배, 82.3배의 고배당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하지만 이처럼 젖히기를 잘 사용하면 멋진 우승을 기록할 수 있으나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하다. 우승후보들이 젖히기를 사용하다 체력소모가 심해져 후미 선수들에게 역전을 허용하거나 느슨하게 있다가 타이밍을 놓치며 앞선을 제압하지 못하고 착외하면서 태만경주 실격까지 당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정구 수석기자는 "금요일, 토요일 경주에서 젖히기를 구사하는 선수는 몸상태가 좋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어 비록 입상권에서는 멀어지더라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특선급과 우수급에선 강자들 사이에 젖히기 빈도가 높아졌고, 경쟁상대가 타협을 거부하거나 시속이 밋밋하다면 언제든 젖히기를 쏠 수 있다는 걸 반드시 명심하고 경주 분석에 임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