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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긴급점검, 2017 달라진 경주 제도 그 효과는?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7-03-23 15:23


올시즌 개선된 경주제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 시즌 경륜이 광명 경륜 기준으로 지난주(17∼19일)까지 총 10회차, 420 경주를 소화했다. 예정된 50회차 중 정확히 1/5을 소화했다.

이 시점에서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부분을 개선한 '경주제도'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시즌 경주제도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전제로 보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주 전개, 그리고 베팅에 참여하는 팬들의 경주 추리에 혼선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그렇다면 과연 예년과 달라진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1994년 경륜 원년부터 경주 분석 전문가를 활동하고 있는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 그리고 '경륜 데이터베이스 연구소'(소장 윤득천)의 도움말과 통계로 조목조목 살펴봤다.

먼저 올 시즌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슈퍼특선(SS)반 인원을 7명에서 5명으로 줄였다. 지난 2011년 야심차게 시행된 '경륜의 꽃, 특선중의 특선'인 SS반은 시행 초기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슈퍼특선'이란 본래의 명칭에 걸맞지 않은 일부 선수들의 부상이나 공백, 극심한 슬럼프 등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모 선수의 경우 하반기 내내 S2, S3반 선수들에게까지 연거푸 무릎을 꿇으며 적잖은 고배당을 양산하기도 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경륜경정사업본부는 SS반 인원을 줄이는 한편,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던 방식을 성적과 승률을 반영해 선발하고 있다.

이같이 개선된 제도에서 최정예(SS반) 5인의 성적은, 현재까지는 합격점이다. 지난주까지 전체 성적순위 중 1위부터 4위(이현구는 7위) 가 모두 SS반 선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들의 승률 평균이 무려 84%란 점. 이쯤되면 진정 '달리는 보증수표'를 원했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다음은 경주 득점 산정방식과 동일 등급내 급반 변경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과거 4위를 기준으로 ±2점씩 득점을 산정하던 방식을 현행 ±1점으로 그 폭을 줄였다. 그리고 연 2회였던 급반 변경을 최근 3회차로 좀 더 세밀하게 변경했다.


기존 경주 득점 산정방식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이른바 특별승급 선수에 있었다. 가령 선발 또는 우수에서 2주 연속 입상, 조기 승급에 성공한 선수가 우수나 특선급 중상위 선수들보다 점수가 높았다. 오래된 경륜 팬이나, 경륜장을 자주 방문하는 팬이라면 이런 문제점을 어느 정도 찾아내겠지만 초심자나 주말 레저로 간간이 즐기는 팬들은 납득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었다. 여기에 경주를 뛰는 선수들조차 혼란스러워 해 적잖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일단 이런 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다. 또한 최근 3회차 성적을 반영한 급반 변경은 아직 적용사례가 많지 않으나 당장 필요한 기세 파악에 역시 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특별승급 요건을 강화한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인데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과거 강급 후 한 달 만에 월반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았다. 목표하는 등급에 잔류하는 것보다 승급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팬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경주와 경주 사이에 많은 선수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는 팬들의 추리나 경주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발급 선두 유도원 퇴피시점 변경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다소 느슨했던 선발급 경주를 보다 박진감 있게 만들고자 선두 유도원 퇴피시점을 과거 3주회 4코너에서 4주회 타종선 라인으로 늦췄다.

우선 성적표에 나타난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평균 50km대 후반, 잘 나와야 60km대 초반에 머물렀던 마지막 200m 평균 시속이 60km대 초반에서 65km까지 기록하며 우수, 일부 특선급을 뛰어넘는 속도감을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 한 바퀴 최종주회 역시 우수급에 견줄 만큼 크게 향상됐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낙차건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시작 한 달간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선수들이 웬만큼 적응된 시점부터는 낙차건수는 물론 인원수에서도 약 30%가 감소되는 성과를 보였다. 전반적 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특히 조종술 등이 불안한 등급에서 선두 유도원 퇴피 후 홈까지 이뤄지는 느슨한 전개는 각종 사고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과연 경기내용 및 결과는 어땠을까?

전년도 같은 기간(10회차) 선발급 평균 배당은 쌍승 16.3배, 복승 8.6배, 삼복승 17.3배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쌍승 22.8배, 복승 12.7배, 삼복승 25.2배로 상승했다. 편성이 까다로워진 면도 있으나 승부거리가 짧아졌다고 전개가 단순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전법별로는 선행 1착이 작년 19%에서 17%로 감소된 반면 추입 1착은 작년 62%에서 61%로 거의 차이가 없었고, 반대로 젖히기는 작년 21%에서 23%로 조금 올라섰다. 긴거리 승부나 짧은 거리 승부의 유불리를 볼 때 역시 우려했던 부작용도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배번 입상률을 꼽을 수 있다. 전개상 핸디캡을 안고 있는 초주 4번의 경우 전년도 같은 기간 1착이 1.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5.9%로 대폭 상승했다. 이는 초주 배정이 초반 유독 많았던 22기 신인들을 제외할 경우 9%로 올라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시속면에선 개선 취지에 정확히 들어맞았고 우려했던 경주 전개나 결과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았다"며 "초주 위치나 전법별 승률을 고려할 때 예상 밖으로 추입, 젖히기형이 고전하지 않았고 초주 4번의 입상률이 높아졌다는 점은 베팅을 즐기는 팬들이 염두에 둘만한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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