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포털·광고 공룡' 네이버, 10대 아이돌 팬심 노리는 '쌈짓돈 장사'로 논란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7-02-28 09:13


포털에 이어 광고시장까지 장악한 '포털·광고 공룡' 네이버가 10대 아이돌 팬들의 '쌈짓돈'까지 노리는 장사로 논란에 휘말렸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광고 매출이 2조96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신문·방송 등 전체 언론의 광고 매출(2조778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렇게 광고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네이버가 아이돌 팬을 겨냥한 유료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월에 유료로 서비스를 시작한 '채널 플러스'가 콘텐츠마저 부실한 사태가 발생해 팬들을 공분케 하고 있는 것.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이처럼 부실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네이버는 이에 앞서 유료 동영상 서비스 '브이(V) 라이브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아이돌 10대 팬의 쌈짓돈을 긁어간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채널 플러스'와 '브이 라이브 플러스'는 오는 3월 네이버의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그런만큼 한 부사장의 정식 취임 이후,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하는 부담감에 이런 10대들의 팬심을 노리는 유료 서비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주는 대로 먹어라? 네이버의 막가파식 서비스에 분통

최근 논란이 된 유료 서비스는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가 운영하는 '채널 플러스'. 이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YG 블랙핑크 브이앱 논란'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블랙핑크가 브이앱 플러스라는 유료 서비스를 팔아놓고 30일 만료가 다 될 동안 단 한 번도 방송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면서 재구매해서 기간연장 하라는 문자가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채널 플러스는 일정 기간 동안 운영되는 프리미엄 채널이며, 유료 멤버십 가격은 한 달에 150~200코인(50코인에 11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블랙핑크의 경우 멤버십 가격이 200코인으로, 유료 회원들의 경우 매달 4400원을 지불한다. 현재 '플러스 채널'에는 블랙핑크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비투비, 몬스타엑스, 세븐틴, 여자친구, 인피니트 등이 채널을 개설한 상태다.

'채널 플러스'에 가입하면 프리미엄 방송 채널을 시청하고 회원 전용 게시판과 채팅에 참여하는 특권이 주어진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한 팬들에게는 혹할만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블랙핑크는 유료 결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실제로 라이브 방송은 진행하지 않아 '먹튀' 논란이 빚어진 것.


동시에 이런 부실한 서비스를 제공한 네이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가 밝힌 멤버십 혜택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몇 회 제공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네이버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브이' 관리자는 "적정 수준의 콘텐츠를 업로드할 것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으며, 소속사와 스타들은 해당 기준에 따라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해가고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밝힌 '채널 플러스' 멤버십 혜택 2번째 항목에 '채널에 공개되는 방송 혹은 영상 시청'이라고 되어 있지만 블랙핑크가 방송을 안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 개선하고자 콘텐츠 제공에 대한 가이드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더욱 황당한 점은 논란이 알려진 이후 블랙핑크가 지난 23일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는 것. 네이버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방송을 하기로 했었고 이번 방송 일정도 미리 정해져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라이브 방송은 우리도 고민되는 부분이기는 한데 팬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정해진 스케줄에 (라이브 방송을 위해) 추가로 강제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며 팬심에 기대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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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플러스의 유료화에 대한 불만은 블랙핑크 회원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트와이스의 '플러스 채널'을 이용 중인 한 회원은 "솔직히 채널 플러스는 네이버에서 너무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든 것 같다"며 "셀럽은 자신을 좋아하는 다양하고 많은 팬들을 만나며 소통하고 싶은데 채널 플러스는 돈을 내지 않은 팬들과는 소통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상당수 이용자들은 "유료임에도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면 문제가 있다"며 "심지어 론칭 이후 개선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네이버의 10대 아이돌 팬들을 겨냥한 '쌈짓돈' 논란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5년 9월,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를 출시했다. 스타들의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는 '브이 라이브'는 한류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며 지난해 6월 누적 다운로드 수 2000만을 돌파했고, 현재 29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부터는 '브이' 내에서 일부 채널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유료 영상 서비스 '브이 라이브 플러스'를 론칭해 본격적으로 10대 팬들의 주머니를 털기 시작했다. '브이 라이브 플러스'는 무료인 '브이 라이브'와 달리 일반 영상에서 볼 수 없던 미공개 영상을 고화질로 감상하고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계속되는 '쌈짓돈 장사' 논란에 네이버 측은 "안정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더 좋은 콘텐츠가 창작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익화를 시도하는 단계에 있으며 그 일환으로 좋아하는 스타를 더욱 가깝게 보고 소통하고 싶은 팬들의 바람을 담아 프리미엄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며 "수익모델로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와 유료 기반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병행해 선보이는 것은 유튜브를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유료화가 좋은 콘텐츠 제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과 달리 '브이'는 이미 네이버의 주가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브이'의 성공적 유료 론칭을 통해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브이의 성공 뒤에는 네이버의 새 대표로 내정된 한성숙 부사장이 존재한다. 한 내정자는 브이 라이브 등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한 주역으로 평가된다. 한 내정자는 "브이 유료 사용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다양한 분야의 셀럽을 추가하고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추가해 모바일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브이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따라서 대표로 정식 취임한 이후에도 10대의 주머니를 노린 '쌈짓돈 장사'는 속도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의 광고 독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성숙 내정자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업적 중 하나인 브이를 활용한 유료 서비스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니 돈을 내라'는 것은 결국 초심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10대들을 중심으로 네이버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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